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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BY 나명숙 2000-08-18

정말 너무나 기가막혀 말이 안 나와요. 오늘 하루종일 눈물 흘리며 가슴졸인 생각을 하니 지금도 몸이 부들부들 떨리네요.
저희 작은 애가 지금 만 6개월입니다. 감기로 한 열흘째 고생이구요. 그런데 이틀전 일산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병원앞에 있는 대형약국(일산대학약국)에서 약을 지었습니다. 나흘분을요.
그런데 오늘 보니까 물약이 똑 떨어진거예요. 가루약을 봤더니 아직 8봉, 그러니까 이틀분이 남았구요. 제가 투약기에 정확하게 담아서 먹였거든요. 시럽이 3병, 한병당 한번에 4미리씩.
그런데 이상해서 약국에 전화를 했습니다. 혹시 약이 두병씩인데 한병만 받아나 해서요. 그런데 '맞게 드렸어요. 2미리씩 32미리요.'하는게 아니겠어요.
세상에 그 어린 것한테 한번도 아니고 꼬박 이틀을 약을 두곱을 먹인겁니다. 모두 6미리를 먹여야 하는데 12미리씩 먹인거죠. 생전 낮잠 자는 아이가 아닌데(저흰 큰 애도 신생아 때부터 낮잠을 안잤거든요.)밤이고 낮이고 늘어지게 자는거예요. 저는 애가 착해졌다며 덕분에 못잔 잠을 실컷잤죠.
제가 화가 나는건 그 약국의 태도입니다. '그럼 약을 더 드릴테니 내일 오세요'하지 뭐예요. 제가 지금 약 모자란다고 그러는 거냐구요. 너무 화가나서 담당자가 누구냐? 조제약사가 누구냐?
(나중에 봤더니 조제약사 싸인도 없었구요.)물었지만 그냥 나오라는 말밖에 없었습니다.
애기를 진찰한 소아과에 물었더니 애기가 너무 어리고 먹은 양이 너무 많아서 지금은 뭐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세상에!
울면서 병원으로 달려가 진찰을 받고 약국으로 갔습니다. 더 기가찬일은 그래도 사람들 많은 곳(투약자 대기번호판까지 있는 큰 약국이거든요.) 에서 큰소리 내기 싫어 기다리다가 조용히 말했더니 피식웃으며 '아무 이상없으니까 걱정마세요'달랑 한마디더군요. 정말 기가차서 거기다가 다른 약사는' 이 약 10배 먹어도 아무 이상 없어요''아마 애가 빨리 낳을겁니다.'하지 뭡니까. 약의 오남용 소리가 왜 나오냐구요. 의약분업은 그래서 하는거 아니냐구요.
저도 기본적으로 의약분업에 찬성합니다. 이번 사고가 의약분업의 폐단이라고는 생각지 않구요. 이런 일은 병원약국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약사들이 제 배 불러졌다고 이렇게 안일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어느 국민이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의약분업에 동참하겠느냐구요.
정말 너무 어이가 없고 기가막히네요. 이제 아이가 아무 탈 없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분하고 억울해요.
경기도 고양시에 사시는 분들 일산병원 건너편의 일산대학약국 절대로 절대로 가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