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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주부가 고소를 당했습니


BY 평범한 주부 2000-08-24

한 평범한 가정주부에게 갑작스런 고소장이 날아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고 소 소 송 통 보 장
수 신: 주부이름
내 용: 할부계약을 빙자한 물품편취 및 사기죄
상기자는 **년 **월 **일 당사자로부터 물품을 구입한 후 수차에 걸쳐 독촉전화 및 통고장을 보내 대금을 입금할 것을 간청한바 있으나 당사의 인내심을 저버리고 대금지불을 기피하고 있으므로 더 이상 정상적인 지불방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아래법원 및 경찰서에 법적 초치를 취하는바이다.
※ 위 내용과 같이 해당기관에 사건이 접수되며 당사자는 관할검찰이나 경찰서에 출두하여 조서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응분의 처벌을 받게 되므로 귀하께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는 2000년 **월 **일까지 청산하기를 귀하와 그직계 가족에게 최후로 통보하는 바이다.

법적처리코자하니 긴급연락바람
제통보 소송담당관 김철권
전화:(051)752-4611



이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할부로 뭔가를 구입한 적도 없는 저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해 보았더니 그쪽에서는 누가 고소를 했는지 왜 했는지 무슨 물건을 구입했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았고 담당관이 없으니 나중에 전화를 하라는 말로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그리고는 30분쯤 후에 전화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30분 후에 연락을 하자 역시 태도는 그대로였습니다. 저는 2시간쯤 후에야 어떻게 된 사건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고소장에 씌어있던 날짜에 저는 동네에 같이 불교를 믿는 사람들끼리 보시를 하러 갔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보시를 하면 염주를 하나씩 준다고 하길래 염주를 받았습니다. 물론 저와 함께 같던 분들도 모두 염주를 받았습니다. 그 염주를 받을 때 보시한 사람들의 명단을 받는다면서 이름과 주소 등을 그냥 평범한 노트에 적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1년도 훨씬 지난 지금 이들은 그 염주가 공짜가 아니었으며 돈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소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 염주는 5000원상당의 가치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그들이 부른 액수는 무려 12만원. 이 정도 돈은 평범한 가정주부에게는 적은 돈이 아닙니다. 돈을 낼수 없다고 하자, 그러면 물건을 구입 후 한달 이내에 돌려줬어야 하지 않느냐고 상대방이 말했습니다.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저씨였는데 아주 강압적인 말투를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들은 물건을 공짜라고 준 후에, 주부들에게 그 물건은 유료이니 값을 지불하거나 한달내로 물건을 반납하라는 내용이 담긴 통보는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만일 그 물건의 값이 말도 안 되는 12만원이라면 그걸 살 주부는 거의 없을 테니까요. 그들을 주부들이 물건을 그냥 돌려주는 것이 걱정되어 통보를 전혀 하지 않다가 1년 후에 주부들 각각에게 고소장을 보내어 모든 주부에게 12만원을 뜯어내는 방법으로 사기를 치고있는 것입니다. 저와 함께 갔었던 주부 모두에게 전혀 통보가 없다가 같은 시기에 고소장이 날아왔습니다. 그들이 이름과 주소등을 쓰게했던 노트는 계약서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물건의 가격이나 우리가 돈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당연하지요. 그게 12만원이라면 아무도 살 사람은 없었습니다. 1~2만원이었다면 또 모를까요. 모두 어이가 없었지만 평범한 주부로서 별 도리가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해진 날짜까지 돈을 내면 조용히 없었던 일로 치겠다는 협박에 돈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12만원보다는 가정의 행복이 더 중요한 우리 주부들이니까요.
그들이 불러준 계좌는 농협 919-01-195344.
그쪽 회사의 이름은 비전코리아
편지를 발신한 곳의 주소는 부산시 수영구 광안3동 89-13 화목O/T 705호
발신자는 비전코리아법원소송담당관
전화는 (051)752-4611입니다.
저는 평범한 주부고 법정계열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자세한 조회는 해보지 못하고 돈을 내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조사를 해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를 한명이라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공짜라는 이름으로 물건을 떠넘긴 후 1년 정도 후에 그 돈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받아내는 사기꾼들입니다. 12만원이면 적은 돈 같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여러 주부에게 돈을 받아냈기 때문에 그들이 사기행각으로 모은 돈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수백 가지 물건을 유통한다는 그들의 말로 미루어 보아 그들은 염주 뿐만 아니라 다른 물품도 사기행각에 이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