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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신랑 어떻게


BY 숙이 2000-08-29

전 큰아이 낳고 다섯번 유산 끝에 여섯번째로 둘째를 힘겹게
가졌어요. (자칭) 인간승리 !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둘째를 너무 간절히 원하는 신랑과 시댁 어른들 때문에......

그런데 정말로 갈아 치우고 싶은 신랑 때문에 문뜩 문뜩 "내가
왜 이고생을 해가며 아이를 갖을 려고 미련한 짓을 했는지
몰라"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이틀전 일요일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사람중에 이등이라면 서러워할 우리 신랑. 그런데 그날은 자기 볼일이 있어 같이 나가자고 하더군요. 잘됐다 싶어 나간김에 내 임신복 바지도 하나
사자고 했어요.
현재 6개월째라 맞는 옷이 하나도 없는데도 옷사러 같이 가자면
마지못해 따라 나가고 왜 그리 옷고르는 시간이 기냐고 인상 팍팍쓰는 신랑.
그런 신랑과 함께 일요일에는 2시간 정도 나갔다 왔어요.
저녁식사후 설겆이좀 도와 달라고 하니까 힘들다면서 싫대요

혹시나 해서 항상 몸을 조심하느라 외출을 하지 않는 제가 그날
외출을 하고 오니 아랫배가 뭉치고 허리는 허리대로 통증이 오고
종아리는 부어 있고, 아무렴 저보다 힘들겠어요.
설겆이를 하면서 제자신이 얼마나 처량하고 불쌍한지 임신한게
너무 미련스럽고 후회되더라고요. (이럴때 마다 뱃속에 있는
아이한테는 항상 미안한 마음입니다.)

내가 저런 인간을 믿고 계속 살아야 하나
아이 낳기까지 날 얼마나 더 서럽게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