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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가 더 힘들어요


BY 카타리나 2000-08-29

저는 시어머니보다 친정엄마때문에 속상하는 일이 더 많은 여자입니다. 물론 시어머니도 편하지만은 않고 조금씩 서운한 일도 있지요. 하지만 저희 시어머니는 경우없는 분은 아니시거든요.
우리 엄마는 흥분도 잘하고 화도 벌컥 잘내는 편입니다. 저 하나를 데리고 혼자 되어 살다가 아이 넷 있는 집으로 재혼을 하셨는데 새아버지는 정말 좋은 분이셨어요. 그런데 지난 4월에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돌아가셨거든요.ㅠㅠ 그 후로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셔요. 조그만 일에도 오해를 하고 서운해 하시고 화를 내고... 이해해야지 하다가도 너무 속상합니다. 이제 제사를 서울 큰오빠가 지내겠다고 어제 병풍이랑 제사집기, 그릇들을 좀 얻어 갔나봅니다. 그렇다고 줄때는 오냐하시고 재혼해 살았던 25년 세월이 허무하다, 섭섭하다 하며 그럴수 있냐 하시며 내게 하소연하기래 내딴엔 위로 한다고 한말에 또 화를 벌컥. 오늘도 아침부터 전화로 안좋은 소리 들었습니다.
사실 우리엄마 불쌍한 분이에요. 그 옛날에 대학교육 받은 인테리에 자존심도 세고 마음은 여리기 그지없는데 세상사가 뜻데로 되나요. 재혼이라는 것이 보통 복잡한 생활이 아닙니다. 저도 그걸 옆에서 지켜보았고 그 사실때문에 제가 좋아하던 사람과도 그쪽집의 반대로 헤어져야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급한 성격과 격해지면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막 해대는 그것은 정말 싫습니다. 엄마이기에, 나를 위해서 새아버지와 결혼했다는 엄마이기에 더더욱 잘해야겠지만 정말 엄마와 인연을 끊고 싶다고 생각했던 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앞으로 엄마를 모실 사람은 나 뿐인데 한집에 살 생각을 하니 정말 괴롭습니다.
저의 넋두리를 끝까지 보느라고 지겨우셨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