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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아야할지 이혼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BY 어떡하나 2000-08-31

둘째아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안날로부터 밤잠을 설치면서까지 생각 또 생각을 해보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네요. 조금있으면 5개월이 되어 살인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는데 철없는 엄마만나서 태아만 고생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너무나 막막하네요.
남편과 저는 결혼전부터 순탄치가 못했어요. 친정의 반대가 엄청났고 저또한 사람하나만 보고 아무조건없이 결혼을 결정했거든요. 만약 주변의 사람이 이런결혼을 한다면 죽기살기로 말릴겁니다. 남편은 전문대 전 대학원을 졸업했죠. 대학원을 다닐때 우연히 컴퓨터 통신으로 몇번만났고 저에게 잘 대해주는 것이 좋았지만 친구이상은 아니라는 감정으로 달래었죠. 그러다가 선을 두번보고나니까 무조건 잘해주고 내가 힘들어할때 바람을 쐬고 싶을때 편하게 해주는 지금의 남편이 어느덧 이정도면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친정에 얘기를 했죠. 그러자 모든 식구들이 죽는다고 난리를 쳤고 강제로 선자리까지 주선했어요. 헤어지자고 말했을때 남편이 대기업에서 다니다가 공부한다고(우리집에서 키, 얼굴 뿐만아니라 공부에대해서 엄청 반대) 그만두었다고 했어요. 전 한 남자의 인생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서, 그리고 막상 직장을 두고나니 할일이 없어서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것이 안스러워 부모몰래 4개월간 동거를 했고 결국은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직장상사와 싸워서 둘중한명이 그만두든지 전근을 가야할 상황이었다네요. 동거때 4개월동안 남편이 갔다준 월급은 20만원 그것도 볼링장에서 지갑을 잃어버려서 내손에도 오지 못했죠... 전 그냥 힘들고 우리집에서 반대해서 자신감이 없어서 그렇겠지 했는데 결혼하자 마자 신혼때 남편은 자영업을 했습니다. 새벽을 세고 5-6시에 들어오는 날도 허다했습니다. 그런데 나에게는 일때문이라고 하고서는 알고봤더니 볼링장에서 내기볼잉을 했더군요. 거의 매일 친구들과 놀고 친구들은 직장을 찾기위해서 공부중이거나 편입때문에 그리고 백수도 많았어요. 그래서 항상 밥값 술값은 남편의 몫이었죠. 결혼 4개월에 아이를 임신하고서도 얼마나 거짓말을 하고 속을 썩이는지 애 지우려고 약도 먹은적도 있었고 불면증과 계속된 울음과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먹고 응급실에도 갔었죠.
시댁식구들은 아이가 생기고 나면 철든다면서 조금만 참으라고 그나마 시댁식구들 때문에 참았죠. 하지만 만삭이 가까워오면서 남편의 직자에 나가는 것을 그만두자마자 문제들이 하나씩 생겼죠. 그전까지는 제가 회사돈을 만졌으니 허튼데는 쓰지 않았는데 그때부터 한달용돈이 글쎄 200만원이 넘었고 물론 회사경비는 따로이고 저몰래 카드마음대로 현금서비스... 카드를 정지시키자 내지갑에서 몰래 카드가져가 현금서비스 받았더라구요.. 결혼 2년만에 몇천만원을 날렸고 다행히 시댁에서 친정돈을 제외하고는 해결해주셨고요. 지금은 직장을 다니지만 역시 월급은 용돈밖에 안되고요. 전 할수없이 애기 분유다 기저귀값을 위해서 결혼폐물과 애기에게서 생기는 돈으로 생활을 하고 있고요. 지금은 둘째아이마저 임신을 하고 있지만 태어나더도 너무 막막하고 그렇다고 내가 직장을 다니자니 아이맡길데도 없고 남편의 버릇을 고친다고 다니고 싶지도 않고요. 만약 제가 돈을 벌면 아마도 남편은 옛날로 돌아갈 거니까요.. 항상 일을 벌려놓으면 뒷수습은 제가 했으니까요.. 결혼전에 자기가 빚보증 선것도 제가 갚았으니가요.
더더욱 참을수 없는것은 결혼전과 결혼후에 저몰래 야한 포르노 비디오테이프 본다고 소리죽여 텔레비 바로 앞에서 그것도 새벽 3-4시에 보고 구석구석에 테이프 숨겨놓고 직업이 컴퓨터다 보니까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에서 야한그림은 모두 다운받아놓고 매일 새벽늦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 아침에 보면 휴지는 쌓여있고.. 아이 둘의 아버지로서 그리고 가장으로서 너무철이 없다고 생각해서 달래도 보고 싸워도 보았죠. 그리고 이혼하자는 말도 해보았죠.. 오죽했으면 남편누나가 나보고 이혼하라고 정신못차린다고 .. 시댁에서도 이런 사실알고 있고요 한데 더 화가나는 것은 결혼하기전에는 거짓말도 모르고 얼마나 착실했는데 결혼하고나서 왜 그렇냐고 너무 닥달하는것아니냐고 하시대요... 너무 기가 막히고 서러워서 어머님만 인정을 하지 않으시려고 했지 남편의 누나나 매형, 형은 결혼하고 나면 괜찮을줄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며칠전에 나도 남들처럼 대접받으면서 그리고 때로는 선물도 받고 아이를 사랑할줄 아는 사람과 살고싶다고 진심으로 이혼을 생각해보라고 .... 지금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고 또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고 있지만 과연ㅇ 얼마나 바뀔지 그리고 둘째는 어떻게 먹여 살릴지가 걱정이예요.. 너무나 답답하고 잠이 오지 않아서 시작했는데 너무 길었군요.. 죄송합니다..
빨리 좋은쪽으로 해결이 나서 무엇이든지 새로 시작을 했으면 좋겠는데 아이가 계속걸리네요.. 첫째도 둘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