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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비슷하네요


BY 해바라기 2000-09-03

저두 지금 결혼 2년차인데, 신혼초부터 시댁일이라면 남편과 항상 부딪쳐요.
결혼이란 게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거 아닌가요? 왜 우리나라는 아들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는 건가요?
저희 시댁은 가족이기주의가 강하답니다. 시누들은 시댁에 굉장히 의존적이고 시어머님도 얼마나 애지중지 챙겨주시는지, 오히려 저는 뭐든 어머님께 기대지 않고 우리 남편과 의논하여 해결해 보려고 하는데, 아가씨와 형님은 밑반찬부터 김치까지 모두 시댁에서 챙겨 주셔요.
전 오년 혹은 십년 후 시댁 들어가 살 일 생각하면 벌써부터 밥을 못 먹어요. 결혼할 때야 멋도 모르고 뭐든 잘 하리라 생각하고 맏며느리가 뭐 어떻길래, 하면서 덤벼들었지만, 신혼초부터 무작정 가르치려고만 하는 시댁어른들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지...
남편과 아기, 우리 세 식구 챙기는 것도 엄청 부담스러운데, 시댁식구들 시누, 시동생까지...
아기 보는 일만으로도 너무 벅차서 몇 번이나 도망치고 싶은데 왜 그렇게들 못 잡아먹어 안달인지.
매일 잠이 안 와요.
특히 남편이 시댁에 관한한 엄마 자랑해가매 철없다 나무랄 땐 이 사람을 앞으로 어떻게 설득해 나갈까 생각하면 막막해요.
여성학 공부했다는 남자가 이렇게 벽창혼데, 다른 남편들은 어떨지.
왜 저 자체를 존중해주지 않는지. 왜 남편은 모두들 마마보이인지. 꼭 엄마, 엄마 해야 마마보이인가요? 모든 힘의 중심이 어머님에게서 나온다면 그게 곧 마마보이지요.
오늘도 남편과 시댁문제로 다투고 남편과의 대화가 원점으로 돌아온 걸 느끼며 혼자 책상에 앉았어요.
우리나라 결혼 자체가 워낙에 여자에겐 족쇄를 채운다지만, 정말 부담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