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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가기싫은이유


BY 뺀질이 2000-09-07

추석이 가까워 오니 시댁 얘기가 많이 거론되고 있군요

제가 이글을 올리자니 솔직히 겁이 납니다

여러분께 욕 먹을까봐서요

저는 너무나 뺀질거리는 맏 며느립니다

시댁이 기독교 집안이라 이해심도 많고 특히 제사가 없어

몸이 너무너무 편하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의 입맛 때문이랍니다.

결혼한지 5년이 다 되었지만 시댁 입맛에 적응을 못하고 있죠

어릴때부터 집을 떠나서는 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남의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면 구역질을 하며 토하기까지 했죠

그러나 깨끗한 식당같은데 가서는 잘먹고 또 제 또래 친구들이

하는 밥은 먹는답니다

조금 나이드신 분이나 별로 깨끗해 보이지 않으신 분들이

해주는 밥은 먹을수가 없답니다.

시어머님은 깨끗하신 분이신데도 옛날 분이라는 선입관 때문인지

도저히 먹을수가 없어 시댁에 가면 한끼도 제대로 먹지를 않습니다.

제가 체구도 작고 말라서 시댁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제가 밥을 해서 먹으면 되지 않냐구요?

제가 왜 뺀질이겠습니까?

시댁에 제사 없어 일이 없다는 핑계로 친정에 먼저가서 실컷

놀다가 추석 하루전에 밤늦게 가서 추석날 친정에 인사가라고

시댁에서 또 보내준답니다.

저희 신랑과 시부모님 바보처럼 착하시죠

지금은 제가 직장생활을 안하지만 결혼초기에는 했거든요

그때 쉬는날 한번씩 시댁에 가면 얼마나 고마워하시든지

피곤한데 쉬지않고 왔다고 말입니다.

저는 아직 시부모님 생신상 한번 차려준적이 없고 시댁이 멀다는

이유로 일년에 다섯번도 안간답니다.

친정은 가까워 하루가 멀다하고 마치 식당처럼 때되면 가서 밥먹

고 저는 하는일이 하나도 없는 철없고 게으르고 못된 며느립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저의 입맛이 성격 탓인거 같은

데 그래도 좋은 방법이 없겠냐는 것이구요

저를 좀 따끔하게 야단쳐주세요

이런얘기 솔직히 편한거 자랑하는것 같기도하고 저의 게으름과

뺀질거림을 드러내는것 같아 친구나 주위사람들에게 한번도

얘기해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선배 주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스스로 느낀것도

많고 시댁에서 저에게 잘해주시는 만큼 저도 잘하는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라는 인간이 워낙 게을러서 왠만한 말로는 꿈쩍도 ]

안하거든요 제발제발 정신이 뻔쩍 들게끔 야단쳐주시고

좋은 충고말씀 많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