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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한 것


BY 김진희 2000-09-08


이글은 좋은생각 1999년 4월호에서 퍼온 글이랍니다.

주부님들 여러가지 고민도, 속상한 일도 많으시겠지만, 이글 읽

고 기분이 좋아지셨으면 좋겠네요.

물론 읽어 본 주부님도 많으시겠지만요.






출근 길에 있었던 일이다. 옆 차가 바짝 붙어 지나가면서 내

차 문짝을 '찌익' 긁어 놓고 말았다. 나는 즉시 차를 멈추었다.

상대편의 차를 운전하던 젊은 부인이 허겁지겁 내리더니 내게 다

가왔다. 많이 놀랐는지 얼굴빛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미안합니다. 제가 아직 운전에 서툴러서요. 변상해 드릴께요."

그녀는 잘못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자기 차 앞바퀴가 찌그러진

것을 알게 되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틀 전에 산 새차를

이렇게 찌그러뜨려 놓았으니 남편 볼 면목이 없다며 계속해서 눈

물을 뚝뚝 흘렸다. 나도 그녀가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사고 보고서에서는 운전면허증과 보험관계 서류 등에 관

한 내용들을 함께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필요한 서류가

담긴 봉투를 꺼내려고 운전석 옆의 사물함을 열었다. 그리고는

봉투 속에서 서류들을 꺼냈다.

"이건 남편이 만약의 경우를 위해서 필요한 서류들을 담아둔 봉

투예요."

그녀는 또 한 번 울먹였다.

그런데 그 서류들을 꺼냈을 때 제일 앞장에 굵은 펜으로 다음

과 같은 커다란 글씨가 적혀 있는 게 아닌가.

"여보, 만약 사고를 냈을 경우에 꼭 기억해요. 내가 가장 사랑

하고 걱정하는 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

그녀의 남편이 쓴 글이었다. 내가 그녀를 다시 쳐다보았을 때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