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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디까지 온 거지


BY 아줌마 2000-09-16

매일 싸운다. 이제 내가 어디에 있고 어떤 사람이 나 인지 모르겠다. 싸워도, 나를 비방해도 슬프지가 않다. 거시게 대들고 싸우고 끝까지 가도 두려운 것이 없다. 내가 어떻게 이렇게 됐지

결혼 5년째, 신혼때는 나를 조금만 섭섭하게 하면 신랑앞에서 눈물 찔끔거리고 나를 위로해 주기를 바라고 그도 얼마지나지 않아 잘 살아 보자고 사과도 했지

이제는 어떤가! 싸우면서 서로에게 최대한 슬픔을 주는 말을 하고, 그런 말을 들어도 마음속은 울지만 겉으로는 더 거시게 씨운다. 그러고선 혼자 밖에 나가 눈물 짓고 맥주 한 캔 마시고 전혀 안 슬프고 미움만 가지고 있는 척 들어간다. 내가 술을 마시고 자는지 울고 들어왔는지 모를 것이다.

내가 왜 이렇게 이판사판으로 사는 거지
여리고 고상하고 이성적인 것은 다 어디로 거고
이런 내가 외롭게 허무하게 앉아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