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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지붕에 사는것은 두마리의 고양이를 한자루에 넣는것과 같다.


BY 작은난초 2000-09-18

탈무드에 나오는 말입니다. 고양이 두마리가 한자루에 들어 있음 얼마나 서로 할퀴겠어요. 고부간의 문제는 동서양이 따로 없나 봅니다. 남편에게 자주 써먹는 말이기도 하구요. 그치만 유감스럽게도 전 막내이면서도 홀시어머님을 모시고 있죠. 결혼6년째로 내내...
위로 10년차이나는 형님이 있습니다. 그것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젊어서 혼자되신 시어머님의 고생을 정말 깊이 이해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잘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느끼셨겠지만 전 참 착하(?)거든요.
혹 김민희씨의 소설 `고부일기`를 읽어보셨는지...
그 작은책은 정말 현실적으로 고부간의 문제를 그리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애요. 시어머님을 이해하기 힘들때마다 그 책을 봅니다. 시어머님께도 저를 이해해달라며 읽어드린적이 있죠. 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이말은 남편에게도 한적이 없지만, 우리 식구들만 살고 싶어요. 상황설명을 좀 하자면..
젊어서 혼자되신분들의 전형적인 어머님의 상은 ?
여러분들 잘 아시죠? 아들이 아니라 남편처럼 의지하고 살았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죠. 남자는 하나인데 두여자가 서로 남편처럼 느끼면 어찌되는지. 질투라는게 생겨요. 남편에 대한 간섭은 나보다 더 심하시죠. 남편혼자 어디 나가는건 아무말씀안하시는데 둘이 같이 나가는건 정말 싫어하시데요. 엄청 눈치를 보죠. 밖에 나갔다가 밥이라도 먹을 일이 생기면 서로 어머님께 전화하라며 싸워요.
여러분! 정말 냉정하게 의견을 묻고 싶어요. ( 여기오신분들은 며느리가 많아 내편을 들어줄려나? ) 아니 딸의 입장으로 들어 주세요. 제말은 하루이틀 같이 사는게 아니니 서로 편한 마음으로 살고 싶거든요. 어떤날은 어머님과 같이 외출할수도 있고 또 어떤때는 우리식구끼리 갈수도 있지 않나요? 친구의 선물을 산다던가 어머님과는 상관이 없는 일로 외출을 할수도 있쟎아요. 집에 들어오면 화나 아무말씀도 안하시며 문을 열어 주시죠. 근데 시누도 그걸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어머님 혼자 두고 (60대임) 저희들끼리 다닌다고. 외출할때마다 시누에게 긴설명을하고 있는 나를 느낄때마다 내가 꼭 이래야 하나 ( 근데 두명의 우리 시누이들과는 사이가 좋은편임)
며칠전엔 드디어 남편도 터졌어요. ( 평소에 남편은 하고싶은말은 꼭 하는 성격이지만 어머님껜 많이 참는편임 )
어머님께서 아시면 안되는일이라(어머님은 지나치게 자식들에게 간섭이 많은편임. 시누이들도 인정한 사항) 둘이 조용히 얘기를 하고 있는데 몇번을 왔다갔다 하시더니 `도대체가.....`소리를 치시니 남편참으려고 애를 쓰다가 `엄마는 ...`
그렇게 남편이 할얘기를 해주니 내속은 후련한데 여러분! 남편과 시어머님이 다투셨는데 그 불똥이 왜 내게 떨어지는 겁니까?
언젠가 한번도 남편과 크게 다투고 난 남편에게 어머님께 사과하라고 골백번도 설득하고 어머님껜 무조건 한번만 용서하라고 그이가 속마음이 그런건아니라고, 이렇게 착한 행동만 하고 다녔는데도 그 불길이 내게 번져 나를 홀랑 태우고 말대요.
시누이말이 어머님이 우리를 모시고 산대나.
자기네들이 어른모시고 사는게 어떤건지나 아나. 외출을 마음대로 할수가 있나, 딸을 제대로 예뻐할수가 있나, 남편과 얘기를 제대로 할수가 있나, 낮잠을 제대로 잘수가 있나....
이게 바로 한국며느리들의 현주소 인가봅니다.
하지만 노력해야 겠죠 ? 그렇다고 내 행복을 포기할수는 없으니까. 방금도 남편에게 화가나 (두끼나 굶으셨어요)나에게도 말도 안하시는 어머님께 말을 시키기 위해 친정흉을 실컷봤죠. 할머니쪽에 못된 며느리가 한명 있거든요. 맞장구를 쳐가며 저녁은 맛있게 드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