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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지쳤나....


BY 쿵 2000-09-25

10개월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전업 초보주부입니다.
어디가도 흠잡을데 없이 잘생겼다는 소리를 듣는 아들이고 거기다 헤보 아들을 너무나 사랑스러워하고 그낙으로 살았는데..
작년말 이사온 시댁근처는 조금큰 시골이지만 답답하고 아는사람 하나 없어 늘 아들을 대화상대로 여기고 키워왔는데...
시댁문제로 너무 지쳤나봅니다.
시댁문제로 남편과 싸우면 아이가 미워집니다.
오늘도 시댁때문에 남편을 원망하고 아이가 미워졌습니다.
제 다리에 매달려서 우는 아이를 거실에 떼어놓고, 다시또 울며 매달리면 다른방에 떼어놓고, 침대에 던지다시피 하고, 아이는 나를보며 서럽게 울다가 기어와서 또 매달리고... 우는 소리마저 짜증이나 아이한테 소리도 질렀습니다. 때리고 싶은 충동이 이는걸 겨우 참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이가 상처받을거 같아 마음이 아팠지만 화난 저를 주체하지 못하겠더군요.
벌써 두번째입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얼마 못가 아이한테 손을 댈거 같아 제 자신이 무서워집니다.
이혼하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어도 너때문에 못한다, 너때문에 내가 왜 이렇게 감옥살이를 하냐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마 입밖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10개월짜리라도 인격이 있고 다 알아들을거 같아서 말입니다.
감기까지 걸려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있는 아이가 울다울다 이마에 등에 땀까지 났습니다.
그러는 아이를 안고 나도 같이 울었습니다,
어린것이 뭘 안다고 아이한테 화를 냈는지, 너무 미안하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내가 너무 지쳤나봅니다.
우리 아이가 오늘일을 기억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