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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님께


BY 세비 2000-09-26

이지님,

정해진 기준이 있을수는 없겠죠?
어쩜 우리랑 그렇게 비슷하세요.
우리도 처음에는 분가해 살다가 여러가지 상황이 겹치면서
합가해서 산지 이제 1년반이 지나고 있네요.
우리도 분가해 살때는 생활비가 거의 안들었요.
물론 공과금이나, 기타 납부되는 금액빼고 식생활이나 주거비용 말이에요.
쌀이나 야채 그리고 기타 양념류는 친정에서(친정이 시골이거든요), 그리고 김치나
기타 밑반찬류는 시댁에서(어머님의 소일거리가 자식들 반찬해주시는거 였거든요-물론
음식도 맛있어요) 이렇게 조달해서 생활을 하니 정작 우리 생활비라야 식비쪽으로
(우유, 과일, 음료, 기타군것질, 외식비 등)는 10만원 안팎(여기에 제가 사무실에서 점심
사먹은 비용까지 포함됐으니, 정말 조금들어 간 것 아닌가요?), 주거비라야 연료비 조금
정도였거든요.
근데요 합가를 하고 보니 어머님께 생활비를 우리가 쓰던대로 10만원 드릴수 없잖아요?
저도 고민 많이 됐죠. 물론 아버님께서 어머님께 생활비를 드리기는 합니다만 어머님께서는
매일 생활비 조금 주신다고 저 있는데서 불평을 하신는데, 그러면 그 말씀이 꼭 저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인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곤 하죠.
글을 쓰다보니 나 나름대로는 흥분해서 옆길로 빠진것 같은데 저희는 공식적으로
생활비를 드리는 것은 없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시부모님께 얹혀 사는 거죠.(우리 신랑이
결혼한지 3년이 지나가지만 아직 돈벌이가 그래요. 그래서 제가 직장 다녀서 먹고 살아요. 그러니
어머님도 양심이 있지 제가 드리는 생활비 받으시겠어요? 합가하고 첫달에는 제 나름대로
힘에 부친 금액을 생활비로 드렸지요. 받으시면 우리의 한달 생활이 힘들어 지는거고 안 받으시면
고맙다는 생각으로요. 절대로 안받으시대요. 생활비 생각하지 말고 어서 돈모아서 분가할
생각하라고요 하지만 제가 답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도 퇴근하면서 한번씩 시장에 들렸다 가거든요
그리고 가끔 어머님 드실 군것질거리 사다 드리고요. 또 큰집 조카들 오면 특별한 것 한번씩 해
먹여야지요. 어머님 아프시면 병원비 드려야죠. 어디 외출하실경우 기차표 예매해 드려야죠. 용돈은 많이는
아니지만 정말 저 나름대로는 힘들게 조금씩 드려야죠. 거기다 명절이다, 두분 생신이다, 어버이 날이다.
또 여름 휴가다 해서 식구들(시댁이 대식구예요. 전부 모이면 27명임)모이는 행사마다 기본적으로 시장비며해서
최소 20만원씩은 들어가지요. 생활비를 한달에 한번 목돈으로 따로 드리지 못한다 뿐이지 시댁에 들어가는
돈은 더 들어가더라구요. 그리고 식구들 모였다가 썰물처럼 다를 자기 집으로 가고 나면 남은 뒷설거지는
누가 하나요? 정말 몸은 몸대로 힘들고 눈물이 날때도 많죠. 속상해서.
이지님께서는 따로 사는 지금도 시댁에 생활비를 대고 계신다고 하고 정작 둘은 직장다니는 상황이니 기존에
드리던 거에서 두분이 쓰시던 생활비를 보태서 드리세요. 그리고 어머님께 가정생활은 일임을 하세요(물론 시어머님께서
집안일 하시는걸 즐기시는 분이라야 가능하겠죠. 안그러면 이지님은 집안일에 직장일에 완전 종살이하는 거구요). 제가
같이 살면서 느낀건데요. 연세드신분들도 본인이 경제권을 쥐고 싶어하시는것 같아요.
식비와 집안 공동에 해당되는 공과금류등에 들어가는 것들은 일임을 하시고 가끔씩 고기나, 생선이나 한번씩 사세요. 그리고
이지님과 이지님 남편에 해당되는 것들은 이지님이 관리를 하시고, 남편도 모르게 비자금도 약간 준비해 두시고요.
답을 드리는 것이 아니고 제 하소연을 한 것 같아 끝을 맺으려니 죄송하기도 하네요.
저도 결혼3년밖에 안됐어요. 다른 선배님들께서 좋은 의견을 주실거예요.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정확하게 할려고 하지 마세요. 스트레스만 쌓여요. 같이
살면서 자꾸 자꾸 보완하면 되는거 아닐까요?
합가하는 날까지 즐겁게 생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