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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 하는 도리만큼 친정에도 그만큼의 도리를 하는지요


BY 들국화 2000-09-29

나의 글에 대한 정당한 비난(물론 통념이지만)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어떻게 쓸까 생각하다 밤을 새웠습니다. 나는 좀 당황스럽

습니다. 추석을 전후하여 올라 온 글 가운데 많은 글이 시댁 문

제였습니다. 친정에 못 가 눈물짓는 분,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횡

포 때문에 열받아하시는 분 등등. 거기에 대한 응답은 많은 분들

이 당당하게 친정에 가라는 것이었고, 시댁의 무리한 요구는 거

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나의 글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분이 많군요. 그러면 또 그러겠지

요. 자신의 할 도리를 다하고 자신을 주장하라고. 그런데 그 '도

리'라는 것, 정말 고무줄 아닙니까? 사람에 따라 지역에 따라

그 도리의 내용은 다른 것 아닙니까?(한 번 9월 초에 올라 온 제주도 아줌아의 글을 읽어 보세요)

나는 시댁에는 인간으로서의 예의만 지키고 싶습니다. 그것도

주고 받는 예의로서. 일방적으로 시댁에만 줄 수는 없지요. 도리

는 아들과 딸이 하면 되지요. 약 30년을 키워주고 교육시키느라

당신들의 삶은 살아보지 못한 내 부모에게 정말로 도리를 해야지

요. 그러면 또 그럴거지요?. 친정 부모 생각하여 시댁에도 잘하

라고. 그건 비교할 것이 못되지요. 시부모나 장인 장모는 나를

위해 해준 것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예의를 지키는 것이지요.

제발 300년도 안된 성리학적 가부장제를 들먹이며 아름다운 전

통이라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고려시대, 조선 전기까지도 아들

과 딸이 모두 부모를 모시고 제사도 아들과 딸이 돌아가며 모셨

으며 재산 상속도 균등하였다는 것은 고등하교 국사 책에도 나오

지 않습니까.

나를 비난한 글의 중요 내용이 시부모님께 '도리'와 '효'를 다

해야 가정이 행복하다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나도 묻고 싶습니

다. 시댁에 하는 도리만큼 친정에 그만큼의 도리를 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