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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되네요.(시댁 입성을 앞두고.,응답으로 올린다는 것이)


BY 정 2000-10-04

쓰신 글을 읽어보니, 정말 걱정이 되네요...

저도 막내이지만, 제일 위로 하나 있는 오빠가 집안 재산 다 날리고, 그럭저럭 사는 형편이라, 제가 졸업후 취직해서 친정엄마를 부양하다가, 결혼 후에도 매월 생활비 조금씩 보내 드리고 있거든요...

그나마 생활력 강하신 엄마는 그 작은 돈도 또 모으고 계세요... 그랬다가는 간혹 찾아오는 아들 용돈 드리고 있지요.. 그래서 오빠가 아직도 친정엄마는 돈이 있는 줄 알아요...

그때마다 속에서 열불이 나지만 어떡하나요... 제할 도리는 제가 하는 것이고, 오빠의 그 나약함은 엄마가 그렇게 만든 것인데,,

그렇지만, 오빠가 저에게 돈이야기 하면 저는 그러죠, 오빠가 저한테 해준게 뭐가 있나,(저 중 3학년일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 이후 집에 있던 재산 오빠가 사업한다고 다 거덜 냈답니다.) 저한테는 돈이야기 하지 말라구요.. 아주 차겁게 이야기 했더니, 그이후 저한테 돈 빌려 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형제, 자매간에 돈땜에 의를 끝내겠다고 하면, 다들 욕하시겠죠... 그러나 나 힘들게 학교 다닐때, 자기들 살기 바쁘다고, 학비 한번, 용돈 한번 주지 않던 오빠, 언니들에게 저는 돈 관계는 냉정하게 합니다. 하지만, 오빠집에 고기도 사들고 가고, 가능한 먹을 것 사들고 오빠집에, 언니집에 찾아가서 놀다가 옵니다. 왔다 갔다는 하지만, 서로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태도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넉넉해져서 도울 수 있으면 남보다 먼저 도와야 하겠지만, 끝없이 도와야 하는 일 땜에 본인이 불행해 진다면 정말 냉정히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그경우 도움을 받는 분들의 태도가 어쩔 수 없는 상황때문인지, 아님 본인들을 할 것 다하면서, 아님 놀면서 그러는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그들에게 이야기도 해주셔야 하구요... (저는 노력하지 않고 친척들 괴롭히는 사람 정말 싫습니다.)

신랑에겐 물론 괴롭겠지만, 형제들에게 좀 냉정하게 대하라고 하세요... 모진 말(이치에 맞는 말)도 하구요... 인정에 끌려서 한번 돈주기 시작하면 계속 요구 할 텐데... 습관되면 그것은 고칠 수 없을 겁니다. 결국은 잘해 주다가도 나중에 안 좋게 끝날 수도 있구요... (서로 안보게 되더군요..) 중요한 것은 본인들도 불행해 지지 말고 그러한 분위기에서 분리되셔야 할 것 같네요... 차라리 형님들한테 냉정히 하시고, 조카들 학교라도 다니게 교육비등을 보조 하시는 게 더 이성적일 수 있습니다.

가끔은 제가 형편이 제일 낫다는 것이 정말 부담스럽더군요... 막내기질은 원래 받기 좋아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집은 제가 막내이면서도 제일 돈을 잘 내야 하다보니, 깍쟁이에다가 아끼는 성격에 그게 가끔 스트레스가 되더군요... 남들은 그래도 돕고 살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하다 어쩐다 그러는 데... 글쎄요... 어쩔수 없이 그래야 하는 경우이고 받는 경우보다 주어야 하는 입장이 때론 슬프기도 합니다. 나도 한번 받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움되는 말보다 내이야기가 더 많았네요...

어쨋든, 신랑에게 자꾸만 손내미는 형제, 자매간이라면 좀 냉정히 처신하라고 하시는 것이 마지막에 가서는 집안 전체를 살리는 방법이 아닌가 싶군요...

어디까지 도울 것인지 잘 생각해 보시구요... 하여튼 씩씩하게 그리고, 열심히 사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