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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미운 남편


BY 오리 2000-10-09

남편이 정말 밉다. 보기도 싫다.
그런대도 나는 남편에게 그런 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나는 남편을 믿지 못한다.
남편이 신뢰를 주지 못한 건 남편의 사소한(?) 거짓말 때문이다.
남편은 의사다.
아주버님은 백수다.
남편은 아주버님에게 매달 생활비 50만원씩을 보낸다.
2년째 계속...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내가 모르는 척 그 돈을 어디다 쓰냐고 물었더니
천역덕스레 거짓말을 하며 둘러댔다.
그러곤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위 (계좌조회)를 가지고
이혼하자고 난리를 쳤다.
뭐한 놈이 성낸다더니.
일주일 만에 남편이 사과를 해서 그럭저럭 넘어갔다.
나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댁이 가난하고 형이 못사는게 안스러워
그러는게 안돼보이기도 하고
헛돈 쓰는 것도 아닌데 싶어
자존심 상할까봐
계속 모른 척 해주고 있는데...

중요한 건, 이제 남편을 못 믿겠다는 사실.
나에게 솔직히 말했더라면
나는 오히려 남편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었을 것이다.
착하지 않은가. 그 형제애가.

오늘도 나는 가면을 쓰고
웃으며 남편을 보냈다.
나 자신이 가증스럽다. 이렇게 계속 살 수가 있을까.

누구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조언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