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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이 다르다는거


BY Orange 2000-10-09

우연히 이 싸이트를 알게됐는데, 결혼을 앞둔 제게 많은 도움이 되는걸요.
사실,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되기도해요.
왜냐면, 결혼한 이후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적나라하게 들을수 있었으니까요.
알았다면 결혼, 이렇게 쉽게 달려들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생각이 드네요.

몇달후에 내 신랑이 될 남자와는 4년정도 만났습니다.
첫사랑이고, 늘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었기에
첫 1년을 빼고는 서로 다른 점이 너무 많이 매일 티격댔지만 그리 어렵지않게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문제는, 그에게서 느꼈던 다른 가치관들이 바로 그가 자란 가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걸
까맣게 무시했다는 것이죠.
바로 그의 부모님들..저에게는 시부모님이 되시겠지요.
생각하는게 너무나 달라요.

작은 예로 저는 형식,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은데
그분들은 구것이 최우선이에요.
사실..조금 심하게 말하면 평소에 나는 그런 속물 근성을 가진 사람들을
경멸해왔는데, 속에 가지고 있는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저로써는 너무 힘이드네요.
외아들 결혼식을 무슨 장사하듯이, 축의금을 최대한 받을수 있도록 머리굴리시는거하며
혹시나 내가 사와야할 혼수 품목을 오빠가 대신 사줄까봐 오빠가 가지고있던 돈을 다 압수해버리고
(저는 졸업하고 거의 바로 결혼을 하게되서 부모님이 결혼비용을 다 대주시거든요)
평소에 오빠와 예물, 예단은 생략하거나 최소한으로 하자고 했는데,
시어머님 말씀이 딴건 몰라도 친척들 예단은 제대로 해와야 한답니다.
남들 보는 눈이 있으니까..
내가 벌어서 가는 것도 아닌데, 평소에 왕래도 없는 친척들 예단까지 신경써서 해오라고 하시다니.

더욱 심한 문제는 오빠는 거의 어머님 말씀에 순종 순종 입니다.
집안 자체가 어머님 마음대로 명령 한마디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짜여져서
그렇지않아도 아들에비해 변변치 않다고 날 못마땅해하시는 어머님
시집살이가 얼마나 대단할지, 걱정되네요.

평소에 결혼에 대해 가지고 있던 제 계획은 모두 틀어졌습니다.
모두 어머님 뜻대로하게 됐죠.
내 결혼인데..
왜 그래야만하는지..
중간에서 내 얘기 들을땐 그렇게하자고 했다가도
집에가서 어머님말씀 들으면 내의견은 완전히 무시해버리는 오빠,
그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힘드네요.
상견례하던날 우리 아들은 너무나 순수하다고 자랑하시던데,
나에겐 그런 점이 같이 살기에 너무 힘들정도로 아무것도 아는게 없으니.
결혼 준비도 거의 신경을 못씁니다.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
아들을 삐에로처럼 조절하면서 키우신거같은데,
나에게도 그렇게 하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