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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식구의 신혼집 방문..TT


BY 예비신부 2000-10-16

다음달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지방에서 시어머님이 오셨어요.
서울에 결혼식이 있으셔서.
그래서 식후 식장 근처에 사시는 둘째 형님 내외분이 시어머님 모시고 신혼집을 방문했답니다.

결혼 한달 전에 둘째 며느리까지 대동하고 집을 방문하신다니.. 부담이 마구마구..조마조마..

오빠랑 저는 평일에는 시간이 정말 없어요.. 같이 사업한다는 이유로 밤 9시까지 일하고 퇴근하면 각자의 집으로 가서 쿨~
주말이나 살림사러 다니고 꾸밀 수 있지요...
아직 냄비나 음식양념이런 것은 갖춰두지도 못했어요..

마침 토요일날 저는 한복을 찾아야 하는 날이라 친정엄마랑 동대문에 갔다가 막 집에 도착했는데..
오빠에게서 따르릉~~~. " 지금 어디야? 신혼집에 아무것도 없다구 까르푸에서 엄마랑 둘째 형수랑 형이랑 쇼핑하는데 네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전 고마웠지요.. 아들 혹은 시동생 굶을까봐 남비나 도마라도 하나 장만해 주는가 보다. (그릇은 이미 다 사 놓았어요)
그래서 한복 찾아오자마자 점심도 못 먹구 달려 갔지요.. 도착하니까 잔뜩 실어 놓았데..
둘째 형인 내외 왈..
"더 필요한 거 없어요? 살거 있음 말해요.. 우리가 쇼핑한 거 마음에 들어요?.. 정작 살펴보니 그릇은 없고 화장실용 장식장(수건 넣어두는 거)만 있더라구요...
암튼 그래도 사주시는 게 미안해서 괜찮다고 했죠.

그런데 계산대 앞에서 "얼마예요?" 하더니..
오빠더러 "뭐하냐 와서 계산해라" 그러는 거예요..
당연히 형이 계산해 줄 거라 생각해 뒤에 있던 울 신랑.. 얼떨결에 계산했지요..뭐.. 15만원..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더 필요한 거 없냐는 왜 묻죠?
누군 뭐 필요한 거 몰라서 쇼핑안한 줄 아나?
.. 정작 필요한 거 안사고 엄한 것만 샀지요 뭐..

그리고 더 싫었던 것.
신혼집에 다시 와서는 냉장고 작다. 세탁기 작다. 대형 오디오 있어야 좋다..... 집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 도배를 하면 뭐하냐..
잔소리는 정말.. 어머님 아들이 새집 좋은 거 얻었으면 큰 혼수로 다 했어요. 라는 말이 목에까지 차 올랐답니다.
결혼비용으로 한푼도 보태주시지는 않으셔서 더 섭섭했는지도 모르죠.. 신랑은 90%를 대출로 했거든요..

그리고 저녁은 친정 엄마가 대접했구요..
서울방문이시니까 당연한 거지만. 이것도 지난날을 생각하면..

일전에 저희부모님이 상견례건으로 지방에 내려갔을때 좋은 갈비집 잡아놓구서는 식사한 후 계산을 저희더러 하라고 했거든요..
상견례시 비용은 신부가 지불하는 거라시며..
그래도 그 먼 지방까지 내려간 사돈에게 너무하다 싶었지요..

암튼..
토욜밤 시어머니는 신혼집에서 오빠랑 주무시고 가셨어요. 둘째 내외는 싹 가고.. 내일 아침 아무것도 없는데 어쩌죠..? 라는 걱정하는 말만 남기고..
담 말 아침이 정말 걱정이었죠..아침인데 사서 드실수도 없고..
결국 친정엄마가 떡만두국 만드시고 제가 날라다가 해결했어요.

답답해서 초보 미시인 후배에게도 위로를 구했어요..
선배님들 이런일이 대수롭지 않은 것이 결혼 후의 생활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