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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 아지트라도 만들까봐요...


BY 외로워 2000-10-21

우리 신랑은 무지 바쁜 사람입니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데 도대체 무슨 회사가 그리도 노동력 착취가 심한지 모르겠습니다.
대학때 열심히 취업준비 안하더니...결국 이런가 봅니다.
그래도 공부는 못해도 능력은 있어 작은 곳이지만 인정은 받는데...그래서 더 남편은 괴로워 합니다.

평일에는 항상 10-11시에 퇴근이고 토요일은 9시..일요일도 자주 출근합니다. 10월 들어서는 한번도 쉬지를 못했습니다. 게다가 사장도 엄청 쪼는 타입이고 일이 너무 힘들어 붙어 있는 사람도 없으니 그나마 붙어있는 우리 신랑이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정신적으로도 너무나 힘들어합니다. 전화통화도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바쁘지요.

근데..웃긴건 사장은 일찍 퇴근하고 일요일도 안 나옵니다. 그러면서 결과에 대해 엄청 쪼아대는 모양인데...이상하게도 그 회사 사람들은 열나 열심히 일합니다. 그렇게 몸바치다가 결국 몇달만에 그만둔다는군요...그러니 항상 새 사람이 들어오고 그 사람들 교육시키는 몫도 그나마 붙어있는 우리신랑 몫이니...우리 남편 죽어납니다.
일이 너무 많아 젊은20-30초반이 대부분인데 다들 몇달 있지를 않으니 50명 정도의 직원이 노조나 노동자의 권리 측면에 관심없이 그저 몇달 월급만 받다가 가는 모양입니다.

이런 식의 회사운영이 장기적으로 정말 나쁠듯한데...사장이란 사람 왜 그러나 모르겠습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신랑은 완전히 집에 잠자는 일밖에 할 수가 없으니...
이번주도 나간다하니 이제 한달을 쉬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할 짓이 아닙니다. 평소에 일찍 끝나는 것도 아닌데...

임신전에 제가 벌겠다고 다른곳으로 옮기라고 할때는 좋아질거라며 안 알아보더니 아기가 무럭무럭 크는 지금에서야 내가 그만두라고 한마디만 하면 그만둔답니다. 밤마다 내일이 두렵다는 말만 하구요...그러니 몸도 너무 피곤에 쩔어있어요...

가여워 죽겠고...열받아 죽겠습니다. 사장이란 놈을 내가 익명으로 메일을 보내 일깨워 주겠다고 했더니 유부남이 근무할 조건이 아니라서 거의 총각이니 누구 마누라인지 뻔하답니다.
이런 웃기는 회사...어찌할꺼나..울 신랑 건강 책임질라나..우리 가정의 행복 책임질라나...정말 휴일이고 평일이고 밤낮으로 혼자 외롭습니다. 임신해서 먹고 싶은것도 신랑이 항상 늦으니 혼자 사 먹으러 다니고...정말 눈물나요...
신랑이 가엽기도 하고 왜 그것밖에 안되는지 짜증도 나고...임신전이라면 이리 부담스럽진 않을텐데...

어쩌다 쉬는 휴일은 또 시댁에 가야 하겠죠...
하여간 결혼이란 것이 내게 준것은..책임과 부담과 외로움과 궁핍함인가 봅니다. 연애때는 차라리 학생때라 붙어다니고 내가 버니 경제적으로 풍족하고...부담같은건 없었는데...
후회해도 늦었는데..후회만 드네요...남자 하나만 보고 결혼할건 아닌가 봅니다. 독수공방 아지트라도 만들어서 나같은 사람들과 지내야 할건가 봅니다.
아무리 취미생활을 하려해도...남편이 채울 자리는 비어있고...배만 불러 오네요...이구..답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