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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말 속 상해요.


BY 속상해 2000-10-22

저 정말 속상해서 왔어요.
오늘은 직업상 남편이 집에 안오는 날입니다.
술병만 봐도 취하던 내가 안주없이 소주 다섯잔에 너무나 속이 타서 난생처음 피워보는 담배 한개피에 위안삼아 이렇게 들어왔습니다.
여러분 저를 욕하실 건가요?
너무너무 속이 상해요. 못마시는 술 안주없이 다섯잔을 마셨어도 잠이 안올정도로.
저도 이 나이먹도록 술이나 담배하는 여자는 따로 있는줄 알았어요. 아마 제 주변 사람들 제가 담배폈다면은(처음이지만) 개구리 수염난걸 믿을 거예요.
그렇게 그렇게 난 오로지 한 남자만 알고 살았는데....
가을도 타지 않는내가 너무나 너무나 외롭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손을 내밀면 덥썩잡을만큼 외롭습니다.너무나.
올해들어 남편에게 여자가 생겼었어요.
그것도 여자 카사노바같은 여자 남편이 많이 좋아했대요.
그여자 말에 의하면.
너무나 믿었던 내 남편 내가 그사실 다알고 난뒤에도 정리못하더니 결국은 그여자와 커플로 연결하더군요. 핸드폰을.
한달도 못갔지만 내가 그여자와 여자로서 통화를 많이 했더니 양심이 찔렸나봐요. 하지만 난 지금도 괴로워요.
남편이 내 핸드폰이 벨소리가 작아졌다고 한마디 했더니 어제저녁 대번에 비싼핸드폰으로 바꿔왔어요.
그래도 왜 난 기쁘지 않고 기분이 계속 나쁘죠?
얼마나 좋았으면 남의 부인과 커플로 쓸까요?
우리 패밀리로 하지 왜 안했어? 응 다음달부터 된대.
내가 모를 줄 알고. 흥 커플로 한지 한달도 안됐으니 한달을 채워야 풀어지겠지?
그여자와 한참 좋았을때는 일끝나고 날마다 술약속있다더니 지금은 일끝나기가 무섭게 집에 옵니다. 너무나 속이 훤히 보이죠?
여러선배님 남편에 대한 믿음 어떻게 회복할까요?
솔직히 말하면 너무나 좋게 살았던(10년넘게) 부부라 아이들때문에라도 갈라서고 싶지않습니다. 이혼이 두려운 것은 아니구요.
그렇다고 남편에 대한 믿음이 깨지니 다시는 이런일 없으란 법없을것 같구요.
너무나 남편에게 시댁에 충실했던 저인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자꾸 저를 자극시키니 제가 천성이 나쁜사람인가요?
요즈음은 자꾸 혼동이 옵니다.
남편은 그저 아무일 없는 듯 행동하지만 저는 압니다.
그여자와 정리된것을.
핸드폰대리점에서도 사장님 사모님께 잘 못한일있냐고 묻더라는군요. 잘 아는 집인데 꽁짜만 밝히신든 분이 사모님께 비싼핸드폰을 해드린다구 의야해서.
물론 그여자를 한참 좋아할때도 남편은 집과 저에게 불만은 추호도 없고 그저 미안할 뿐이라고 하지만 당장 정리못하니 미안하다고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고.
그 시간이 지났는데 난 모든걸 아는데 남편은 아직도 정리된걸 저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전 꽤나 오래갈줄 알았어요. 물론 저때문에 깨지기도 했지만 원래 무엇이든지 한번 빠지만 물불안가리는 남편과 살다보니.
그여자는 정리햇고 남편은 아직인가봐요. 물론 핸드폰 커플도 깨졌구요.
남편은 제가 모든걸 덮어주고 조용히 살아주길 바라죠. 또 평소에 저의 성품으로 충분히 그렇게 할수 있는 사람이라 믿고 있죠.
하지만 이젠 아니예요.
너무나 순탄하게만 산 30대 중반 이제 인생이 뭔줄은 알것 같아요. 하지만 여러분과 약속하고 싶어요. 내글을 읽어주시는분들과.
너무나 속상한 기분에 한번 정말 난생처음 피워봤지만 앞으로는 절대로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것과 아이들에게 부끄럽지않은 적어도 나로 인해 이세상의 빛을 본 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 엄마로써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노력할것이며 절대로 아이들이 부끄럽게 생각하는 엄마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 잘할수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남편과 주위사람들 다 인정해주는 엄마노릇 잘하는 사람이였는데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에게 상처 생기지 않도록 잘할수 있을까요?

이 가을 저도 남편못지 않게 누군가 사랑하고 싶은데 그러면 절대로 안되죠?
저도 알아요. 남편에게서 벗어나야 비로소 나의 행복을 알수 있는 것을 하지만 그게 그렇게 마음먹듯이 안되네요.
그리고 나에게 다시 돌아와도 언젠가는 또 여자가 생길 것 같아 남편과 정리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아요. 물론 남편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엄마의 자리는 지키고 싶지만 아내의 자리는 사표내고 싶다면 제 심정 아시겠어요?
한번 왔다가면 그뿐인 인생 왜 저는 젊은 날을 그런 영양가 없는 고민을 하며 살까요?
쓸쓸한 가을날 여러분의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
그리고 저에게 가차없는 질책과 앞으로의 불을 밝혀주세요.
좋은 꿈꾸시구요. 잠오지 않는 가을 밤에 어떤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