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62

안방문제..남편과의 이야기


BY 합가앞둔 며느리 2000-10-22

어머님 이야기를 하려고만 해도 무조건적인 저의 이해만 바라고 대화마저 회피하려했던 남편...게다가 화까지 내는지라 전 솔직히 어머님 이야기를 제대로 한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조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제가 이문제에 양보하지 않는건 아마 그동안 쌓인게 많아서 일겁니다. 전 좋으면 간이며 쓸개까지 내놓는 성격입니다. 그렇게 남편을 만나 사랑했죠..그게 얼마나 모자란 짓인지 이제 알지만...
남편은 늘 그랬듯이 합가를 결정할때에도 저의 의견은 묻지 않았죠. 늘 어머님과만 상의하고 저에게는 통보만이 있었습니다. 합가도 어머님께 무슨 일이 생긴것도 아닌데 모시게 됐다는 한마디로 모시게 되었죠. 전 그부분에서 또 맘이 상햇습니다. 어머님이 애써 키운 자식이 아닌 남의 집 귀한딸인 내가 가장 애쓸 것이 합가인데 의견을 묻지도 않고 모시게 됐으니 집을 알아보라고 하더군요...그리고 안방문제 역시도 그랬구요...그러한 과정에서 제가 이리 속이 좁아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에게...현실적인 문제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홀어머님이야 작은 방 쓰신다는 이야기도요...짐도 손님도 없으신 분이 그 큰방 쓰시는거 보다는 좀 큰 가구들을 쓰는 우리가 우리짐 놓고 쓰는게 하루이틀도 아닌데 편하지 않겠냐구요. 당신은 옷 갈아입을때마다 장인어른 방에 가야한다면 좋겠냐구요...
남편은..그 정도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렇죠. 저같은 성격은 정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 마음이 없습니다. 항상 저만 감수해야 하는 현실이 이해도 가지 않고 감수해봤자 저한테 돌아오기는 커녕 오히려 더 큰것을 내놓아야 햇습니다.

솔직히...너는 너네 엄마니까 감수되겠지만..난 어느날 갑자기 너무나 힘들게 하는 분을 위해 다 감수 못하겠다...라고 소리지르고 싶었습니다. 정말 너네엄마라는 말은 저도 정말 싫어하는 말이지만...

그리고 남편에게 통보가 아닌 나와 상의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죠..이에도 남편은 기가 막혀 하더군요..홀어머님이 혼자 사시게 되었는데 당연한거라구요...딸이 독립하느라 제가 모시게 된것인데 무조건 암말 말라는 식입니다.
물론 저도 조금은 보수적인 사람이고 어차피 홀어머니 외아들과 결혼할때는 모실일 각오한 사람이지만...그렇다고 저의 무조건적 의무라니...참...그렇게 생각하니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건 당연한거고 어머님은 함부로 하셔도 늘 저만 이해하라고 하는거겠죠...

자꾸만 이혼 생각이 납니다. 솔직이 아기만 없었더라면...
남편에게 나는 그저 대 이어주고 어머님을 대신해 집안일해주고 어머님 모셔주고 집안일이나 하는 여자인가 봅니다....의논 상대도 아닌... 그런 여자를 원한다면 차라리 아무생각없는 튼튼한 바보를 데려오지...
겉모습은 부드럽고 젠틀하고 다정하고 열려있는 사람인데...어머님 문제만큼은 벽이랑 이야기를 합니다..답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