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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아빠 맞나요?


BY 키티 2000-10-22

얼마 전에 아이를 한해 늦춰 학교 보낼까 고민 했던 엄마입니다.
우리애가 요즘 노는 것이 많이 과격해졌어요.(5살 남자애)
얼마전에 시댁에 가서는 태권도 한다며 유리문을 걷어차 발꿈치가 찢어져 오더니 그저깬 애기침대 나간 위에서 미끌어져 우리침대 모서리에 긁혀 배와 가슴을 긁히고 턱 밑 살이 밀려벗겨졌다가 찢어져서 어제 꿰맸답니다.
피가 줄줄 흐를 땐 한 4~5cm 찢어진 줄 알았는데 병원 가서 소독하며 닦아내니 2cm정도더군요. 그래도 워넉 순간적으로 일어난 사고에 얼마나 놀랐는지...
밤 9시 쯤이었는데 막 퇴근 한 애 아빠와 응급실로 달려갔죠. 응급실 담당의사가 자기는 일반외과라서 못 꿰매니 다음날 아침 오라더군요. (소독해고 반창고 붙여주고 10900원 받더군요.)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꿰매야 한다니 제가 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다음날 같이 가자고 했죠. 자기도 걱정은 되었는지 두말 안하고 월차 내고 같이 병언으로 갔죠. 그런데 막상 들어갈때가 되니 오만상 불쌍한 표정을 짓더니 자기는 무서워서 못들어간다는 거에요. 거기서 나도 못들어 가겠다는둥 하며 싸울 순 없잖아요. 애는 그냥 약만 바를줄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냥 제가 데리고 들어갔죠.
눈위에 가리개가 덮여지고 불이 켜지니 애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발악(?)을 하는데 그 두손을 엄마인 제가 꼭 잡고 마취 주사를 상처 속으로 마구 찔러 넣는 걸 보고 질겨보이는 실로 한땀한땀 꿰매갈 때 온몸이 오그라들더군요. 모두 여덟번을 그렇게 꿰매고 마치고 나오니 온몸에 힘이 좌악 빠지더군요.
나와서 남편을 보니 이 사람 애 아빠 맞나 싶으면서 넘 속상하더군요. 오면서 차안에서 신경질을 있는데로 부리니 이러더군요.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 마음은 더 괴롭다나. 제가 애기 낳을 때도 정말 대신 낳는 게 나을거라고 생각 했다나요. 입은 살아서... (대신 한번 낳아봐라. 그런 소리 나오나.)
앞으론 내가 더 괴로운 거 맡을테니 자기가 쉬운 거 하라고 한마디 해줬죠. 이런 일이야 다신 없어야 겠지만...
아이 키울 때 정말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군요. 5살이 되어도... 언제나 맘 놓을 날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