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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으로


BY 박정미 2000-10-23

수능이 앞으로 25일 남았다.
그동안의 일들이 한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간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전까지 딸아이는 영특하고 책임감있는
아이로 집안의 보배였다.
어려서 부터 늘 책을 가까이 하고 학교 성적도 상위권을
지켰다.
어쩌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의 칭찬에 다른 학부모 보기가 민망
스러울 정도였으니...

중학교를 졸업하던 날.
어쩌면 그날은 딸과의 전쟁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사춘기의 시작이었을까.
그날밤 늦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내앞에 나타난
아이의 모습에 나는 분노와 실망에 어쩔줄 몰라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점점 늦어지는 귀가시간.
성적은 끝을 모르게 곤두박질쳤다..

새벽까지 계속되는 전화통화.
노랗게 물들인 머리.
이상한 말투.
뭐라고 타이르면 용수철처럼 밖으로 튀어나가는 아이.
때로는 울면서 , 때로는 좋은말로 타이르기도 했지만
아이는 점점 더 변해가는데 정말 부모노릇한다는것이 이렇게
어려운것인지 처음 알았다.

난생처음으로 선생님의 호출을 받고 학교에 불려갔다.
자식둔 죄인이니 그저 용서를 빌 수 밖에...
여기저기 전문기관을 찾아 상담도 했지만 결국은 아이문제는
부모의 몫이었다.

어느땐 남편과 부등켜 안고 울기도하고...
시련속에서 단련되어감에 따라
우린 차츰 그 해법을 찾아 내었다.
<아이에게 눈 높이를 맞추자>
우리가 자라던 때와는 세상이 너무도 변해 있다는 것을 우린
간과했던것이다.
우리의 잣대로 아이를 심판하지 말자!!
그리고 적은일에는 무관심하자.
성적에 연연하지 말자.

조금씩 변화가 왔다.
반항의 기미도 줄어들고.
재잘대며 하교하는 무리속에 우리 아이도 섞여 있었다.
성적도 차츰 향상되가더니 상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남은 시간들 다시 제자리를 찾은 아이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답하려한다.
지난날 내가 흘린 눈물과 기도의 무게만큼일까?

두서없는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같은 고통를 겪으시는분들을 생각하며 지난 날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