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45

파혼이 쉽지만은 않네요..


BY 파혼 2000-10-23

선배님들.. 이렇게 글을써서 맘을 다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글 올렸고.. 많은 분들이 파혼하라 말씀해주셨지요.. 저도 맘을 굳혔구요..결혼식 때문에 기르던 머리를 커트로 잘랐습니다.

오빠가 지방 본가에 내려갔다 서울올라와서 어제 일요일 저녁 만났습니다.
지방에 내려가서 결혼연기를 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하는 것이 좋겠냐고 합니다.
그리고 오빠가 저에게 쓴 글에 대해서도 표현이 심했다고 사과를 하고...결혼유보냐 파혼이냐 결정하라고..
제 의견에 따르겠다구요..그래서 전 파혼이라고 했어요..
오빠랑 저는 둘이 같이 하염없이 마구 울었어요..잘 살자구.. 지금은 힘들겠지만 잘 살자구..
오빠도 집 알아보구 이사가겠다구..
막막하데요..
그리고 회사는 제가 이번주까지 다니기로 했구요..
어제 그렇게울고 잠한숨 못자고 오늘 아침 7시 30분 사무실에 나왔어요.출근길에도 계속 눈물이 나더라구요..
오빠랑 같이 출근하던 생각 때문인지..
오빠는 벌써 나와 있더라구요...
눈물 흘린 자국이 아직 마르지 않은 충혈된 눈으로 저를 맞이하더라구요.. 왜 이렇게 일찍 나왔냐구..

오빠와 저는 또 울었어요.
오빠가 저에게 멜을 보냈어요.
좀 더 자중하자는 메세지를 강하게 하려던 뜻이었다고..
집안이나 주위의 편견과 억측들을 불식하고..자기 준거집단에 대한 집착적인 이기성을 벗어나 저를 사랑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고..
오빠가 썼던 그런 내용은 서서히 생활 속에서 고쳐나갈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우리 둘이 자초한 일인 이상 슬픔을 감내하고 성숙된 사랑을 위한 채비를 하자고..
저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구요..

정말 슬픕니다.
선배님들은 제가 답답하시겠지요...
어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