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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시댁 생활


BY 찬비 2000-10-24

나의 윗동서... 열두 살 차이...
그러나... 그녀는 울집에 들어온지 4개월도 안 됐다...
난 시집온 지 장장 5년차...

그녀는 애를 둘이나 낳았던 이혼녀이다.
울 시아주버니는 총각... 둘은 마흔넷 동갑...

그녀는 소문이 굉장히 안 좋았기 때문에 울 시어머니 거품 물고 반대하셨다.
하지만 그녀는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아픈 틈을 타서... 병간호를 핑계로 우리집에 스며들었다.
나는 처음에 그녀를 싫어하지 않았다... 이혼녀면 어떤가... 그건 편견이다... 오히려 동정했다... 까다롭고 외로운 노총각 만나준다는데...

근데 그녀는 굉장히 말이 많은 타입이다. 수다스러운 건 물론이고... 뒷말이... 내 앞에서도 시누이들 흉을 한두 번 본게 아니다... 이제 들어온지 몇 달도 안 되면서 뭘 안다고... 내 험담은 오죽할 것인가...

그녀가 오기 전... 울 시부모님과 나 사이는 그야말로 진짜 친부모, 친딸 같았다... 울 시누이들에게 난 언니라 불렀고... 진짜 허물없는 친자매 같았다. 울 시아주버니? 진짜 오빠였다. 내가 해달라는 것은 모두 해주고... 너무나 원만한 시댁생활이었다.

말 많은 그녀가 일은 좀 많이 했다... 시어머니 병원 한 달 계시는 동안 같이 병원에 있어주고... 밥도 해주고... 지금도 시어머니랑 같이 살고 있다...

내가 가면 그녀는... 시누이들한테 언니라고 부르는 법이 어디 있냐는 둥... 늘 하던 대로 남편이 부엌일을 도와도 나한테 뭐라고 그러고... 추석때는 자기는 집에 안 간다며... 시집와서 명절 당일날 친정 가는 며느리가 어딨냐고 큰소리로 날 갈궜다... 넘 어이가 없다...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시아주버니??? 요새 나한테는 눈길도 안 줄 뿐더러... 나 때문에 자기 색시가 고생한다고 생각하는지 냉정한 얼굴이다. 기가 막혀...

신경쓰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엄청 신경쓰인다.
언젠가 그녀와 한판 붙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