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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차서.....


BY 호야 2000-10-27

아래에 어느분이 딸만 있으면 허전하냐는 글을 올리셨고 두분정도가 아들을 낳기를 강권하는 글을 오리셨더군요. 세상이 달라보인다구요...
그분들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시댁의 말도 안되는 사고방식의 희생자 이겠지요. 그분들도... 아들 낳고 대우가 달라지셨다고 하니...
하지만 아직 젊은 엄마들까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니 전 좀 많이 놀랐습니다. 전 아직 아이가 없는데 시댁에서 아들, 아들 할수록 아들 낳기가 더욱 싫더라구요. 그들의 아들 선호사상에 영합하는거 같아서요. 예 압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 라는거...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그렇게 신물나게 보아온 시댁과의 갈등의 궁극적 원인은 바로 아들 선호사상이라는 거에는 아마 거의 모두 동의 하실거 같아요.
그런 구시대적 인습에 피해자인 우리가 그걸 타파하려고 하기는 커녕 전 세대들과 다를바 없는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이어받는다면 너무 큰 비극이 아닐까요? 그건 우리 다음 세대의 며느리들도 우리와 다를바 없는 삶을 살아갈 테니까요.
저 역시 딸만 둘 있는집의 둘째딸입니다. 그리고 시댁 갈때마다 친정 생각에 가슴 아프구요. 예, 친정 부모님 딸들이 보고 싶고 아들 생각도 어쩌면 나시리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 빈말인진 몰라도 제가 아들이 하나 있으면 좋겠죠 하고 농담으로 물으면 늘 그러세요.
"글쎄다, 엄마랑 시간 갖는 것도 좋고, 난 아들 낳으면 나나 주위에서 너희 두 자매에 소홀하게 될까봐 단산했으니까 후회는 없다."
울아빠 멋지죠?
자식은 딸이나 아들이나 다 너무나 소중한 존재일거 같아요. 전 아직 없으니 잘 모르지만요. 그런 마음이 아들 낳고 달라지는 건가요? 아들로 인해 시댁에서 당당해 지셨다면 그분의 며느리도 아들낳아야 대접받는건가요?
우리 이런 비극 이제 되풀이 하지 말아요. 우리 모두 같은 여자고, 소중한 딸들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