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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식구들 미워. 난 이러지 말아야 할텐데.


BY 블루 2000-11-01

너무 열받는 중인데 최대한 자제해서 글을 올리려고 함다.
결혼한지 1년이 지났어요. 전 막내며느린데 고부간의 갈등으로 형님대신 제가 70세가 넘으신 시부모님을 모시고 있어요.
요즘 제가 이상해졌어요. 무언의 반항을 하고 있거든요. 시댁분들께 너무 서운해서요. 먼저 어머님이요. 1년 넘도록 저 맞벌이하고 있슴다. 남편이 80밖에 못벌어오거든요. 저도 많이는 못벌지만... 그래도 회사가 7시까지 출근이라서 피곤하거든요. 참고로 살림도 제가 합니다. 네식구 사는데 무슨 돈이 그렇게 드는지. 부모님 용돈까지 챙겨드리면 저금은 조금밖에 못해요. 근데도 어머님은 아주버님밖에 없답니다. 대놓고 니들이 백번잘해야 형 반도 못따라간다... 그럴거면 왜 저희랑 사시냐고요. 얼마나 서러운데요. 그리고나서는 형님 욕하심다. 그걸 보고 있으면 저도 어디에선가 어머님의 욕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됨다. 누님들은 저한테 형님 욕하시죠, 형님은 누님들 욕하시죠. 전 가운데서 본의아니게 박쥐가 된답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게 박쥔데.

가끔 보면 제가 가장 어른 같아요. 일요일에 식구들이 모두 모였어요. 12명정도 되었는데 술마시며 싸우기 시작하는 거에요. 40세가 훌쩍 넘으신 분들께서 저희들 앞에 두고 부모님 옆에 모시고 싸움질을 시작하는데 참! 기가 막혀서 어른들 같지도 않았답니다. 진짜루 저희들 부모님 모시는거 한번도 한번도 내색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누님은 아주버님보고 니네가 모셔라, 아주버님은 누나가 뭔데 그러냐, 옆에서 형님은 누님은 알지도 못하시면서 그래요. 친정일은 신경쓰지 마세요... 등등 이 싸움 말리다가 급기야 저희 남편 몇대맞고 마루에서 굴렀슴다. 피남다. 저희 암 말도 하지 않고 말리기만 했는데. 처음 소리 질러봤어요. 그만 하라고. 그 전 주에 저희 친정아빠가 돌아가셨거든요. 정말 정말 그 슬픔 잘 참고 있었는데. 어쩜 식구들이 그럴수가 있죠. 그래서 방에 들어가 울고 있었더니 형님이 들어오시데요. 그래서 전 제 편인줄 알고 울면서 울 아빠땜에 슬픈데 왜 싸우시냐고 그랬어요. 형님왈-표독한 목소리로. '무슨 소리야? 왜 너네(절 너라고 부름다) 아빠 돌아가신 것까지 이거랑 결부시켜. 그건 딴 얘기지. 그리고 여기가 어디라고 소리를 질러. 여자가 목소리가 그렇게 크면 안돼.' 허걱. 어디긴 우리집이지. 그리고 저기 마루에서 괴성을 지르는 것들은 사람이 아닌가봐.

그래서 말도 할 수 없이 삐져서 이번 아주버님 생신에 일부러 안 갔슴다. 어차피 아주버님도 저희 남편 생일때 전화한번 없었으니까요. 형님이 이거 보고 계셔도 계속 쓸겁니다. 안부전화도 절대 안합니다. 전화 안한다고 삐졌댑니다. 그래도 저 화풀릴때까지 전화 안합니다. 제가 많이 어려서 그런거라 말씀을 하셔도 지금은 제 기분을 이정도로 컨트롤 한것도 최선을 다한거에요. 제가 막내고 어리니까 평생 제가 지겠죠. 알아도 지금은 속상해요.

제 소원은요 제가 이런 시댁식구가 되지 말았으면 한다는 겁니다. 하긴 형님 입장에서 보면 저도 시집식구겠지요. 얄미운...

여기 쓰인 글들보다 못한 고민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