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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BY 초록모자 2000-11-04

내게는 5살된 예쁜 딸이 있다.

말만 이쁘다고 하지 실상은 맞벌이 주부인 관계로 잘 놀아주지도 못하고 주말에는 잠만 잔다.

떼를 쓰거나 울면 엉덩이를 때려줘야지 하는 생각이지만 막상 딸아이가 맞게 되는 곳은 머리나 등짝이다.

어제 딸이 내게 말했다. "엄마! 진짜 꼭 올거지. 나는 엄마가 오는게 제일 좋아". 한다.

딸아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 작품전시회를 하는데 자기가 아주 예쁜 것을 만들었단다.

사실 딸은 월요일날 안내문과 초대장을 가지고 오면서부터 물어 봤는데 나는 틀림없이 꼭 가겠노라고 말해주었다.

오후 나절을 봐 주고 있는 이모는 자기가 가면 되지 않냐고 했더니 딸은 선생님이 꼭 엄마가 오라고 했다고 하면서 자기가 만든 초대장도 가지고 와야한다고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는 막상 전시회날이 되자 급한 일이 생겨서 갈 수 없었다.

속상하고 미안해서 딸아이에게 전화하니까 엄마가 안 와서 기운이 없단다. 하지만 뭔지도 모른 것을 이해한단다.

약속은 꼭 지키고 싶었는데 매번 약속을 어기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