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73

너무 짜증나서...


BY 난나야 2000-11-04

우리 시어머니 얘기예요.
여성스럽다기 보다는 사업가 체질이고 화끈한면도 있고 의외로
이해심이 많은 부분도 있으시지만 한번씩 말도 안되는 고집을
잘 부리시죠...
한가지 생각을 하시면 절대로 남의 말에 귀기울이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이 전부라고 여기시면서 우기시는데 그런 성격을
스스로는 잘하는거라 생각하시는것 같아요.
제 남편은 장남인데 장남에 대한 애정 또한 극진한거 두말할거
없겠죠.
남편 성격이 어머니한테 다정다감하게 하는건 아니지만 맘속으론
많이 생각하는것 같구요.
첨 시집와서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몇번 있어서 전 시어미니를
무지 싫어했었어요.
하지만 자주 마주치지 않고 평소엔 그다지 까다롭게 굴지 않으
셔서 그냥 저냥 지나갔었는데 그러다 가끔 발동이 걸리시면
제 속을 다 뒤집어 놓으면서 난리를 치십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소리소리 지르시고 우리엄마
그러는거 못보고 살다가 그꼴을 보려니 미치겠더군요.
또 한참 조용하다 싶으면 몇달쯤 지나 일이 터지곤 했습니다.
저 임신했을때 한번 엄청 난리를 치셨는데 집에 오셔서 잘
계시다가 월요일에 남편이 딱 출근하니 절 불러놓고 온갖 소릴
다 하시더군요.
전 그때 왜 갑자기 그러시는지 알수가 없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예를 들면 결혼전 상견례할때
제가 바지 정장을 입었다고(겨울이었고 바지정장은 정장 아닙니까) 예의가 없고 못배워먹었다고 하시는 등 정말 임신7 개월이었던 저는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친구는 혹시 애 낳으면 기세 등등해질까봐 미리 기죽이느라 그러
는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몇시간을 앉혀놓고 별 트집 다 잡았죠.
그러고 나서 보름쯤 후에 전 하혈이 심해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다행히 유산되진 않았지만 많이 놀랐죠.
얘기 안하고 넘어갈까 하다가 얘기했더니 첨엔 가만 계시다가
다시 전화해서 제탓을 하면서 별소리 다하더군요.
아무리 친정 엄마 아니라지만 그럴땐 제 걱정부터 해주고
조심하라고 일러야 되는거 아닌가요?
서럽고 분했지만 남편 보고 참았습니다.
남편은 언제나 저에게 잘하고 제가 시어머니 욕을 해도 일단은
묵묵히 다 받아주거든요.
그 분을 가라앉히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제가
아이를 낳고 나서 그냥 가슴속에 묻어두었습니다.
아이를 낳은 후엔 마치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아주 잘해주셨죠.
그러다 또 몇달 지나면 말도 안되는 일로 화를 마구 내서
우리집을 한동안 썰렁하게 만듭니다.
그런일이 있고 나면 전 저대로 기분 나빠서 마음이 풀리질않고
남편은 남편대로 기분 나빠 있으니 즐거울 리가 없잖아요.
그런식으로 지내다 며칠전 또 일이 있었습니다.
이건 우리 친정하고도 결부된 일인데 뭐 옛날처럼 겉으로 드러
내놓고 서로 언성높인건 아니지만 모두가 몹시 언짢아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저만 언짢아 있는건지도 모르죠.
원래 가해자는 별 생각 없는거잖아요.
'시'자 붙었다는 유세떠는거 정말 싫습니다.
말도 안되는 고집 박박 부리면서 그게 세상의 진리이니 니가
따라라 그러는거 너무 싫습니다.
뭐가 옳은거고 뭐가 그른건지 올바르게 생각하지 못하면서
자기 식만 옳다고 우기는거 웃기지도 않습니다.
저랑은 너무 다른 시어머니.
남편이 장남이니 언젠가 모셔야할지도 모르지만 전 생각만
해도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습니다.
남편과는 사이가 좋아서 그런일 아니면 싸울일도 없지만
항상 시어머니 문제로 기분 상해서 썰렁한 기운이 감도는것도
제가 참을 수 없는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아직 닥치지도 않은 미래의 일로 고민한다는게 바보같이 느껴
져서 생각 안하고 살려고 했는데 막상 또 일이 벌어지니까
큰며느리 된것이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시어머니랑 진정으로 사이 좋은 분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지만
언젠가 모시고 살아야하는 입장에서 고민됩니다.
아무리 잘해줘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더군다나 우리 남편 나한테는 잘하지만 우리 친정엔 별로입니다.
원래 성격이 친척들이나 가족들한테 다정다감하지 않으니
우리 식구들한테 그런걸로 뭐라고도 못하지만 그래도 맘속으론
자기 식구들은 끔찍하게 여기고 있고 우리 친정엔 그렇지
않은걸 압니다.
제가 남편한테 유일하게 불만이 있다면 바로 그점인데 영
고쳐지질 않는군요.
저 아직도 며칠전 일로 마음이 가시방석입니다.
열받은 일이 너무 많지만 남편한테 다 말을 할수 없는 상황이
있어 말도 못했습니다.
그러니 남편도 밉고 시어머니는 더 미워요.
전 지금 둘째 임신중이라 마음을 곱게 가져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니 어쩌면 좋죠...
마음을 다스리기가 힘들어요.
그 스트레스에 가슴이 막 뛰고 짜증이 나요.
선배님들이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