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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걱정되서 머리가 아픕니다.


BY 한숨 2000-11-06

시부모님은 외국에 살고 계십니다. 가끔 한번씩 나오시죠.
신랑과 저 사이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아들 하나 딸하나 있고 경제적으로도 편안하죠.
근데 문제는 시부모님과 저희 부부간에 생각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작년에 제가 몸이 좀 안좋았어요.
유난히 피곤하더라구요. 시부모님 와계시니 신경도 쓰이고
몸도 고달프고 그랬거든요. 그냥 힘든거려니 했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더라구요.
병원에 가보겠다고 하니까 병원가면 돈만들고 사람잡는데라고
침이나 한방으로 고쳐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절대로 병원에 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일주일이 넘도록 몸이 계속 안좋았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저 생각하셔서 그러신 거겠지만 너무 불안
해졌어요. 그래서 몰래 다녀왔습니다.
전 정말 주저 앉아 울고싶더군요.
암인거 같다고 큰 병원으로 가보라 더군요.
남편과 상의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암인거 같다고는
절대 안그랬죠. 그냥 좀 더 정밀 검사 받아보는게 좋을거
같다고만 했죠.
그런데도 내내 찜찜해 하시면서 병원가보기 잘 했다고 안그러
시더군요. 시어미님은 제가 병원 가기 전부터 당신도 몸이
안좋으시다면서 병원가서 진찰받으시고 싶다고 하셨으면서.
그 후로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전 암선고를 받고 수술을 했습니다. 굉장히 전이속도가 빨라서 처음 진찰하고도 며칠새에 엄청나게 번져있었지요.
항암치료까지 받고 지금은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시어머니 그러시더군요
너네 집에 혹시 암걸린 사람없냐고.
워낙 저를 챙기시던 분이라 저는 너무 놀라고 섭섭했어요.
지금은 절 챙기시는것도 부담이 되고 힘이 듭니다.
그냥 저희 부부에게 신경을 덜 쓰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께서는 저희 때문에 많이 걱정하고 마음 아프시다는데
전 그런 부분이 더 힘듭니다.
시부모님께 딸이 없으니까 더 며느리 입장을 모르시는건지.
아무튼 죽다살아난 저로서는 그저 맘 편히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