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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새댁님에게....


BY 색시 2000-11-07

슬픈새댁님의 글을 읽고 한때 저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맘이 더 아팠습니다. 저도 결혼 7개월째의 신혼주부입니다.
연락이 된다면 서로 위로하고 힘이 되었음합니다.
정말 힘드시죠? 후회도 되고..... 결혼하고 젤 행복한 순간은 신혼여행때뿐이죠.... 저도 결혼초 지옥과 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이혼도 결심해 보고....저의 첫번째 문제는 결혼준비 문제때문이였죠. 저는 3남 1녀의 막내로 울집에선 세상에서 젤 귀한 존재였죠..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그 때가 그리워요..엄마생각에 눈물도 나고요...울엄마 하나밖에 없는 사위라고 해줄것 다 해주고 아까운것 없이 결혼 시켜주셨어요. 제가 늦게까지 학교를 다녀 경제력도 없었고 엄마가 다 해주셨죠..그런데 울신랑이라는 사람...자기가 받을것은 다 받아놓고 저에게 해준것들은 카드로 해결를 한거에요..참고로 울시부모님들 연세가 많아요.하지만 울시어머니도 자기가 해줄것은 생각도 안하시고 받을것만 챙기셨죠..
그런 사실을 다알고나니 결혼생활이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하고
내가 말로만 듣던 사기 결혼을 당한것 같은 기분...이혼이라는 단어가 젤 먼저 떠오르죠..신랑을 원망한다는 것보다 황당하고 인생을 다 망친것 같은 기분이 먼저 들더군요..글구 울엄마...
그게 결혼 한달정도 지난후에 일어난 일이죠.울남편 말이 없더군요. 우리의 냉정은 며칠을 갔어요..물론 각방 생활을 했죠.
그 기분 아시죠? 결혼 한달만에 이혼을 생각해야하는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지...언니라도 있으면 맘이라고 터놓고 얘기라고 하지... 엄마에게 달려갈수도 없고..나날이 지옥이였어요.새댁님보다 그래도 내가 나았던 점은 난 그래도 직장생활을 하니까 일로 낮동안 모든일을 잊을수 있다는점이죠..그러니 일을 찾아보세요
그런 와중에 나의 생일이 돌아왔죠. 울엄마 며칠전부터 전화해서 생일은 어떻게 한다니... 시댁에서 누가 전화 왔니..하시며 시집간 딸내미 생일상 못얻어 먹을까 걱정하셨죠. 결국 울엄마가 차려주는 생일상 받고 출근은 했지만... 정말 눈물나는 아침이였어요. 저도 한심한것이 울엄마가 맘아파할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못하고 좋다고 생일상 받으러 갔는데 출근하는 내모습을 보는 울엄마 눈가에 눈물이..... 그때서야 저의 철없음을 깨달았죠..울엄마는 지금까지 울올캐언니들 생일은 꼭 챙겨주시는분이시거든요.. 저의 맘이 얼마나 아팠는지...울신랑도 맘이 아팠을거예요.. 회사로 꽃바구니도 배달 시켜주고 저녁때는 근사한 식사도 마련해 주더군요...그러면서 미안하다고 부모님 연세가 많으셔서 자기는 그렇게 밖에 할수 없었다고... 울신랑은 엄청 효자 거든요.. 칠남매중에 여섯째고요 아들중엔 셋째에요.. 울도 동생이 우리보다 먼저 결혼을 했어요. 저와 나이가 같아요. 시동생과 동서가...그런데 지금까지 형님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했어요.. 서운은 하지만 신경끄고 살면 되니까 괜챦아요... 문제는 생일 담날 울시어머니 새벽부터 전화해서 가족들 집들이 하라고..울결혼 시키느냐고 형님들이 고생해서 먹여야 한다고...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그런데 신랑의 처지를 생각하니 신랑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부모 밑에서 얼마나 답답할까... 울시어머니 신혼초 새벽 5시에 전화해서 일어났냐..밥은 먹었냐..정말 전형적인 시골 시어머니였죠.. 그럴때마다 자기아들 기죽는것도 모르고...저도 신경과민증에 불면증으로 여름내내 한의원 다니고 약먹고 했어요.. 다들 결혼하고 넘 말랐다고했죠.. 울신랑 스트레스 1호가 사람들이 저보고 말랐다고 하는말이에요... 그래도 남편에게 싫은 소리 안했어요.. 이혼을 안할거면 이왕 사는것 행복하게 살자.. 그리고 절대 우리일이 아닌 다른일로 싸우지 말자... 억울해서 못 싸운다... 그러다 보니 참고 사는 저만 병이 났죠.. 또 한번의 싸움은 제가 참다못해 편지를 썼어요.. 시댁일들..이런일들로 힘들다 등등..울신랑 이해해 줄거라 생각했는데... 자기가 더 화를 내는거예요..
자기네 집을 무슨 사기꾼 집으로 아느냐.. 자기집을 무시한다는등... 기가 막히더군요.. 난 싸우기 싫어서 좋게 해결해 보자는 뜻으로 편지를 썼는데.. 또 한번의 배신감이 ....후회가 파도를 쳤죠.. 남자들 생각하는게 넘 짧다는것 결혼하고서 알았죠.
결혼전엔 큰 기둥처럼 평생 내편이고 내 옆에만 있을것 같았는데... 울신랑의 방패는 한상 울부모님들은 연세가 많아서 언제돌아가실지 모르신다.. 그때까지만이라도 잘해 드리면 안되냐..얼마나 된다고.. 그 기간이..그러면서 눈물 보이는거죠..첨엔 제맘도 아프고 이해해줬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사람일 어떻게 알아..내일 울부모님에게도 무슨일이 생길지..
앞으로 난 내 부모님만 생각할테니까 넌 너네 부모님 챙겨..."
그 날이후 제 맘도 변하더군요.. 시어머니 전화와도 좀 쌀쌀하게 대하게 되고... 제가 하고싶은말 다 했죠..
결혼준비 문제부터 시작해서.. 울시어머니 미안해하시면서 자기는 모른다고 울신랑이 알아서 한다고 했다고... 울시어머니 기죽는것 보니까 그래도 속이 풀리더구만... 노인네 데리고 내가 뭐하나하는 생각도 들고 좀 씁쓸하더군요..내 자신을 원망할수 밖에요.. 잘 알아보고 시작을 햇어야 하는건데..
슬픈새댁님과 저의 얘기들 넘 같은것 같아요.. 시댁문제 말로 하자면 정말 상상도 못할 일들 많아요..하지만 울엄마를 생각하고 참고 참아요."니가 못하면 친정부모 욕먹는다. 시댁에 잘해라.."
잘하면 그런줄 알아야지.. 할수록 사람을 더 물로 보는게 시댁인것 같아요. 그쵸 새댁님?
글구 남편 넘 믿지 말아요. 실망만 클뿐이에요..
새댁님의 남편분은 사업을 한다니까 더 바쁘시겠네요.
남자들 맘도 비슷한것 같아요 자기집에 불만은 있지만 우리가 불만을 내면 편드는것... 밴댕이들...글구 남편분보고 친정에 전화하는것 고치라고 하세요. 친정엄마의 맘이 얼마나 아플지 생각 좀 하시라고 해요. 새댁님도 일을 가졌음 좋겠어요. 힘은 들지만 해방될수 있는 시간이 좋은것 같아요 일하는 동안만은 다른일은 잊을수 있으니까요...
제가 지금까지 행설수설 올린글들은 여기에 한번씩 썼던 글이에요. 이렇게나마 하지않으면 정말 미쳐죽을거에요..새댁님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다는것에 힘을 얻고 용기를 내서 내자신을위해 살아갈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저도 아직 완벽한 생활을 하는것은 아니지만 나를 위해 사는 삶을 찾기위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글구 내가 즐거워야 가정이 행복하다는걸 조금은 알게 되었죠. 그래서 더욱 저를 가꾸려 노력해요. 앞으로 나의 2세들을 위해서라도..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의 근원은 엄마고 아내라는것을....글구 새댁님? 남편분에게 글을 써보든 조용히 얘기를 하든 새댁님의 지금 처지를 알리세요. 싸움을 하더라도 남편분이 알면 조금은 바꾸려 노력할거에요...
저의 짧은 소견이 도움이 되었음 하고요 정말 연락이 되어 서로 위안 받을수 있는 사이가 되었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