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18

저도 많이 싸웠지요


BY 똘똘이 2000-11-07

저희도 결혼 3년 6개월입니다. 맞벌이에다 같은 직장이다 보니 3년여를 맨날 같이 붙어다녀 솔직히 남들 6,7년 세월 같이 산 사람들처럼 보인답니다.... 그래서 갱년기(?)도 일찍 왔나 봐요.

왜 남편이 싫을때...남편이 밥 먹고 있는 밥그릇을 확-악 뺏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믿다고들 하지요...(울친구 얘기..살아보니 그런때가 있더군요)

우리도 작년 어느때 쯤인가 무슨 계기로 싸웠는지-지금은 기억도 없지만, 남편이 저한테 손찌검을 했죠. 무슨 이런 여자가 다 있노..하면서요. 저는요 다른건 다 참아도 폭력은 절대 용서 못하는 성격이거든요... TV에서 폭력남편 사건이라도 나오는 날엔 제가 더 흥분해서 난리치는 성격이거든요.

그래서 맞자 마자 저도 남편 뺨을 사정없이 때렸죠.
"이게 미쳤나..감히 하늘같은 남편한테 손찌검을..짝"
"그래... 말 잘했다.. 넌 감히 땅인 부인한테 손찌검을..짝"
그리고 서로 엉켜붙어 진짜 엄청 때리고 싸웠죠.
전 남편 도망 못가게 윗옷 목저리 부분을 단단히 쥐고 열심히 구타를 강했죠... 남편이 도저히 동네 창피한지 획-익 돌아서서 방문을 팍 닫고 나가더군요. 제가 얼마나 목저리 부분을 꽉 쥐고 있었던지...목둘레부분이 찢어진거 있죠.
(정말 저도 죽자 심정으로 열심히 싸웠어요...물러나면 절대 안된다는 신념으로요, 지금 상상해 보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그 난리뒤론 울 남편 저랑 절대로 싸울 생각--안 합니다.
폭력 행사요? 두말 할거 없어요.
(아마...무서워서 보다는 더러워서 그럴겁니다)

많이 지난 지금...가끔 그래요.
"무슨 여자가 그리 힘은 세고, 남자 팰 생각까정 했냐?"
"싸움에 여자 남자가 어딨어? 여자라고 맞아야 되고, 남자라고 한대 때려도 좋다는 법이 어딨어?
어디까지나 인간 대 인간이냐....인간이 인간을 때리는데...맞고 있을 인간 있음 나와봐라 그래. (당당) "

요즘요?
치고 받고 싸우는 거 보다 대화가 현명하다는 걸 알았죠.
둘 다 참으로 미련하죠?
하지만 그것도 경험으로 안 것이라...

자주 삐치고, 삐치면 서로 통상적인 대화외엔 완전 무시하고...누가 더 답답하나..두고보자 식이지만... 역시 대화만큼 확실한게 없더라구요. 많은 대화를 하셔야 해요. 저녁 먹고 TV 잠깐 꺼 두고, 30분 정도라도 '요즘 뭐 안 풀리는 있어요?' 라고 먼저 다가서 보세요....

저도 자존심 세고, 나만 아는 이기적인 미시였는데요.
여기 15년 먼저 살았다고 하면서 좋은 말씀 해준 아줌마 때문에 요즘 마음을 넓히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남편한테 그래요...
"아줌마 닷 컴에서 이래 이래 생각해 봐라고 해서 그렇게 생각할려구 노력중이니까...당신도 내가 이렇게 노력중이란걸 알면 당신도 나한테 잘해.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