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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이럴까


BY sjsophia 2000-11-10

24살 가을에 신랑을 만나 25살 봄에 결혼하고
26살 봄에 첫째아들 낳고 28살 가을에 둘째아들 낳고
이제 29살도 끝나가네요
싱랑도 엄청 착하고 아들 귀한 집에 아들둘이나 낳아 이제 어깨펴고 살만한데 왜이리 허전하죠?
친구들 연애하고 놀러 다닐때 결혼하자마자 아이 낳고 키우느라
휴가한번 제대로 못가고 내일모레가 서른이네요
대학다닐때 아르바이트하느라 운전면허증하나 못따서 요즘 세시간씩 차타고 가서 친정에 아이들 맡기고 한달만에 겨우 땄어요
신랑눈치, 친정엄마눈치, 시어른들눈치...
혼자 울면서 겨우 땄는데 따고나니 내가 이걸 딸려고 그 고생을했나싶어 더 허탈해요
한 가정의 주부로서는 이만하면 행복하지만 나의 청춘을 고스란히 희생당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엄마,아빠 품에서 더 어리광부리고 사랑받다 지금쯤 결혼햇어도 좋았을텐데...
친정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생전에 엄마와 부부동반으로 바닷가에 갔다가 거기에 놀러온 제 또래의 아가씨들을 보고
우리딸은 놀러도 못다니고 애키우느라 너무 불쌍하다고 우셨대요
그렇게 일찍 돌아가실줄 알았다면 좀더 곁에 있어드렸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되네요
요즘들어 엄마도 부쩍 그립고 남동생도 보고싶고 그러네요
멀리까지 가서 시댁엔 안가고 친정만 들리기도 그렇고 신랑혼자 밥먹게하기도 그렇고 ...
요즘은 괜히 결혼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혼자인 우리엄마랑 돌아가실때까지 같이 친구처럼 살고싶어요
아무 눈치 보지않고...
참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