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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아랫동서'를 읽고


BY 정말 답답해 2000-11-14

시집!
시대가 변해가도 우리 여자들에게 영원히 어려운 숙제를 안겨주는 존재이군요.
저는 답답한 동서를 쓰신 분에게 쏟아진 많은 답변의 대부분인 시집살이에 대해 니가 뭘 안다구 아랫동서 흉을 보느냐는 의견에 좀 화가 나는군요.
제경우는 시집이 멀리 있는 관계로 우리집으로 시아버지를 모시구 와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자유도 많이 제약받고 생활비도 많이 들고 제자신에게 신경 쓸 겨를은 더더구나 없습니다.
지금 제가 시부모 모시기가 얼마나 어려운 건데 안 모시는 사람이 왜 모시는 사람을 흉보느냐 비난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야말로 시부모를 모시는 일에도 질(質)이 있다 이겁니다.
제 친정 얘길 좀 하자면 두 올케 중 큰 올케는 좋지 못한 건강때문에 시부모는 커녕 자기 남편마저도 귀찮은 상태이고 작은 올케네는 자기네 사정상 시집으로 더부살이를 하겠다고 들어 왔어요.
저는 더부살이라해도 생활비정도는 드리고 집안일 정도는 전적으로 안한다쳐도 시어머니 하시는 일 도와드리는 정도는 할거라 생각했는데 전혀더군요.
저의 친정엄마 지병있는 분입니다.
그런데도 아침에 동생 출근하는데도 늦잠자고 시아버지 아침식사니까 자긴 준비할 필요없다하며 침대에 누워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합니다.(한달동안 매일 이 장면을 봤지요)
그러고나서 부스스 나와 시어머니가 지어 놓은 아침밥 곁다리로 먹고 또 들어가 쉬고..
신랑과 언쟁할때도 집에 어른이 있거나 말거나 큰소리.
뭐 대충 이런 시집살이인데 이게 모시는 겁니까?
함께 산다고 시집살이 하네,모시네하는건 너무 뻔뻔스런 거 아닌가요?
다들 자신이 속해있는 시집이 가장 가혹(?)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나 역시 그러함)오히려 며느리로부터 부당하게 가슴앓이해야 하는 시부모님도 계십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답답해님은 아랫동서에게 그야말로 손위동서 답게 그렇게 시부모님 고생시켜 드릴려면 내가 모셔야겠다 차라리 그렇게 말하는 게 어떨까요?
매일 한결같이 시부모님 모시는 일이 정성을 다할 순 없어 때론힘겹게 느껴지고 벗어나고 싶기도 합니다만 기본적으론 어른을 공경하는 자세는 잊지 말아야 할것 같아요.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