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면 이상적인 시부모님인데 난 왜이리 답답할까요?
시부모님 모두 경제적 능력 되셔서, 남편과 시동생이 모두 백수였는데 시동생 학원차려주고 남편한테는 운영하시던 가게 물려주신답니다.
김치 떨어지기도 전에 담가다 주시고 가끔 용돈도 주시고...
결혼하고 시댁에서 떨어져서 살땐 정이 많은 분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부모님 가까이 이사한후 마음이 답답해서 터질지경이고 우울증 비슷한게 생겼습니다.
시댁에 가까운 우리집, 시댁에 얹혀사는 여우같은 얄미운 예비동서, 그 동서를 편애하는 시어머니는 내 아이 육아방식과 살림에 대한 잔소리가 심하고, 생활력 하나 없는 남편, 아는 사람이라고는 시댁식구 뿐인 시골생활....
시어머니는 모든 일이 당신 손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나도 내 일은 내손으로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니, 두사람이 잘 안맞는 성격이죠.
시어머니와 몇번 다투고 달라지는 것이 없어서, 남편과 이혼할 결심으로 친정에서 두달간 생활하다 결국, 시댁에서 멀리 이사왔습니다. 내 주관을 가지고 시댁눈치 안보고 살아야 한다는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너무 미련하게 산것같아 후회가 막심합니다. 싫은건 싫다고 하며 살았어도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텐데...
우리 시아버지, 우리 이사나왔다고 이젠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답니다. 부모 싫어서 나간 자식들 필요없답니다. 너희들끼리 살아보랍니다. 남편한테 차도 사줄려고 했는데 안사준답니다. 남편이 무능력하다는 걸 아는 시아머지가 저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나이들어서 돈을 가지고 있는게 얼마나 큰 힘인지 요즘 알게되었습니다.
남편이 생활력만 있어도 시부모님한테 당당할수 있을텐데, 정말 남편이 밉고 잘못도 없는 내가 사과한다는 사실이 너무 억울해 시댁에서 나와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악착같이 일하며 공부하고 알뜰하게 살아왔던 내가 한번에 무너지는 느낌이었죠.
나는 그동안 일해서 남편 먹여살리고 집안 꾸려가고 시부모한테 할도리 다해도 못된 며느리되서 시부모는 큰소리치고 천정부모님은 죄인이고...
평생 가난한게 사셨던 친정부모님은 조금만 참고 살면, 그 가게 물려받아서 앞으로 편하게 살텐데...하셨고, 이모부가 은행 지점장 자리를 언제 내놓아야 될지 몰라 불안하신 이모는 제가 부럽다고 하더랍니다.
이사 나올때는 다시는 시부모님께 돌아가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몇년후 우리는 다시 돌아가야합니다. 남편이 믿고 살아온 곳이며 앞으로 살아갈 곳은 그곳뿐이니까...
여기서 마음 가라앉히고 돌아가면 좀 편하게 대할수 있을지, 아직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처럼은 살지 않을 겁니다.
지금은 마음이 편합니다. 매일 시부모님한테 가지 않아도 되고, 내집안 내아이 내마음대로 할 수 있고 넓은 시내구경도 맘껏할수 있으니까요.
결혼 대선배님들 제가 철이 없었나요?
동서처럼 적당히 애교부리고 시부모님한테 받아가며 사는것이 현명한 건가요?
우리부부 힘닿는데 까지 살아보다가 정말 안되겠으면 시부모님께 도움청하려고 했던 내 생각이 짧았던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