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엄니가 애가 보고프다고 해서 마지못해(?) 홍합 한바가지 사들고
(임신중이라 먹고싶어서) 택시를 타고 가는데 거의 다와서 급정거
를 하는 바람에 홍합이 운전석 밑으로 와르르 쏟아졌다. 으...
20개월짜리 애 앉혀 놓고 버벅 대며 겨우 쓸어담아 내렸다. 기사는
냄새도 나고 국물도 흘럿지만, 자기도 실수가 있어선지 별 말이 없었
다. 나도 꼭 묶지 못한 죄?땜에 잔돈는 안받고 내렸다.
시댁에서 저녁하면서 "어머니 국이나 찌개는 뭐 할까요?" "기냥 이거
홍합이나 해서 먹자, 뭘 또 하냐?" 워매 고마운거 사실 요리실력이
딸려서... 시댁이 장사를 해서 아버님이 먼저 저녁드신다. 드시면서
"이거 홍합이 반찬이 돼나? 그냥 까서 먹는거지?" 나한테 들릴랑
말랑 하게 말씀하신다. 그냥 못들은척 했다. 문닫고 두분이 들어
오시고, 어머님 큰소리로 웃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야, 아가! 거
홍합 그냥 까먹는걸 그걸 국이라고 끓여냈냐?"
엥, 뭔소리? 그냥 하라실땐 언제고? 아버님이 뭐라 하셨나?
평소에 싫은소리 한번 안하시는 두분인데.. 갑자기 이런말 들으니
황당하다. 이제부터가 시집살이가 시작될라나? 아니면 오늘 하루
재수없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