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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진게 죄가 되나요?


BY 블루케이 2000-12-01

오늘도 여전히 어머님은 남편만 챙기십니다.
항상 당연하게 그리고 고맙게 생각을 했지만 요즘은 제가 임신으로 예민해졌나봐요.
제가 입덧을 하든, 밥을 못먹든 쳐다도 안보시거든요.
남편한테는 영지,인삼,꿀,마가루,영양제...
하루에도 네다섯가지씩 보양을 해주시는데 저한테는 말 한마디 안건네세요.
뭐, 임신하고 막 먹는게 아니라지만 그래도 서운하대요.
이런거 서운한거야 그냥 한때겠지만요...
어머님이 제가 임신한 후로 저를 의도적으로 미워하십니다.
이유는요...
시누가 아이를 못 낳아요.
습관성 유산...
그래서 티도 잘 안내고요, 조용히 지내고 있는데.
그래도 그렇지 시댁에서는 축하한다는 말씀 한마디가 없네요.
여기까진 좋아요.
저도 여자로서 시누가 불쌍도 하고, 어머니 마음도 이해가 가거든요.
근데 어제는 저를 불러 앉혀놓고 혼내시는거에요.
그러면서 빨리 시누집에 전화를 하래요.
왜요? 그랬더니 넌 미안하지도 않냐? 그러시대요.
어머님! 뭐 잘못했냐고 했더니, 아이를 가져서 죄송하다고 사죄를 하래요.
그때 남편이 들어와서 뭐하세요 하니까 갑자기 제 손을 잡더니 우리아기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위로하고 있다나요?
울 남편 얼마나 흐믓해하면서 나가던지.
전 전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시누이한테 미안한 마음도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제가 사과를 해야 하나요?
뱃속에 있는 우리 아이를 가져서, 이 귀한 생명을 받아서 죄송하다고요?
시누도 어머님 딸이고 울 남편도 어머니 아들인데.
올바르게 가진 어머니 손주인데...
너무 서운해서 오늘 회사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요.
뭐, 그렇다고 어머님께 내색도 못하지만 그래도 여기에 이렇게 써넣으면 좀 풀리거든요.
임신한 것을 눈치보는 제가 불쌍하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나올 우리 아이가 불쌍해요.
시누이 맘 충분히 이해하고, 어머님도 이해하지만 속좁아진 저로서는 서운하기만 하네요.
참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