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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


BY 나쁜며느리 2000-12-01

결혼할 때입니다. 첫딸 결혼시킨다고 울 친정 부모님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알뜰한 울 엄마, 아끼고 안 쓰던 이쁜 냄비들, 그릇들, 컵들 다 꺼내 놓습니다. 두 사람사는데 필요없대도 막 싸줍니다. 가져 가라고...

결혼 하면서 예단비로 얼마를 드렸습니다. 당신 아들에 비하면 많은 금액이었지요. (물론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면 안되지만... 감정이 쌓여서... )허나 들리는 말은 그 돈이 적다는 겁니다. 맘 같으면 무르고 싶습니다. 울 엄마 또 혈압올라 갑니다. 저거 아들보다 잘난 아들들도 그 만큼이도 못받는데... 감사하다는데, 뭐 같은 아들하나로 유세냐고...
울 엄마 사위 한테 넘 한다구요?

사위란 인간 결혼하기 전에 빚만 잔뜩 질러놓고 모른 척 결혼했습니다. 그걸 알았을때, 이혼하고 싶었지만, 부모 가슴에 못 박는 짓은 못하겠더만요. 덤덤히 있었지요. 알고 봤더니, 시어머님 큰 평수 아파트 얻어줘야 혼수 많이 한다고 지 아들 꼬드겨서 거래처가서 돈 빌려오라고, 결혼 끝나면 축의금으로 갚아준다고...
귀 얇은 남편 그렇게 했지요... 갚아줬으면 이렇게 글 쓰겠습니까?
결국 그 아파트 일년도 못살고 적은데로 옮겼습니다.
빚 갚는다구요... 아직도 남았습니다.

며느리는 어디 길에서 주워온 줄 압니다. 윗 동서나 저나 집에서 정말 귀하게 컸습니다. 주워온 강아지도 그렇게 대접 못할 겁니다.
당신은 부띠끄 아님 안 입으시는 분이, 며느리들보고는 오천원짜리도 이쁜 것 많다고 합니다. 아끼라고 들었지요. 남편한테 그래도 백화점가서 티하나 사 줬습니다. 아들보고 그 옷 입지 말라나요? 옷 같지도 않은 것 사준다고... 옷이 많으면 제가 왜 사줬겠습니까?
예복으로 필요없다는 것 억지로 비싼데 가서 사 줬습니다. 시어머님 귀에 입을 걸고 온 동네 자랑입니다. 당신 아들 이렇게 좋은 옷 받았다고... 돈이 얼마짜리라고...
근데, 그 옷 입은 울 남편요. 백만원 넘은 양복이 길거리 십만원짜리 양복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울 시어미님 메이커에 끔뻑 넘어갔습니다.

윗동서네는 가게를 합니다. 요즘 할인 마트가 많이 생겨서 장사가 안되서 걱정입니다. 울 시어머님 동서 한테 그럽니다. 장사 안되면 가게 앞에서 핫도그라도 구워서 팔아라고...
윗 동서... 그 착한 동서가 드디어 열 받았습니다. 시어머님 두 며느리한테 완전히 찍혔습니다.

아기 낳고 맞는 옷이 없어서 스즈끼 바지를 입고 갔습니다. 어디서 이상한 옷 입고 왔다며, 난리 입니다. 동네사람 보기 부끄럽다나요?
그럼 옷 한벌 사주시지... 누군 옷 사입을줄 모릅니까?
처녀때 그래도 한 옷걸이 한다고 말 많이 듣던 접니다. 계절마다 옷한벌은 기본으로 사 입었구요.. 결혼해 옷 한벌 못사입는 며느리 불쌍한줄은 모르고 얄궂은 옷 입었다고 타박이고...

아기를 낳고, 한달만에 시댁에 갔습니다. 울 시어머님 호박달려놨대요... 기뻤지요. 어머님이... 하고 ... 감사했지요...
알고 봤더니 당신아들 기관지 안 좋을걸 손주가 닮았다고, 저보고 그거 먹고 젖주면 아기도 괜찮아 질거라고.. 불행히도 저요 제왕절개에 아기 아파서 고생 좀 했더니 젖이 말라서 나오지도 않습니다. 젖 못물린다고 하니까 어머님 그러시대요.
아기주라고 힘들게 만들었는데... 그다음부터 국물도 없습니다.

당신아들 술 많이 먹어 얼굴 시커멓고 노는 것 좋아하는 것 알면서 갈 때마다 술상입니다. 속 뒤집힙니다. 먹지 못하게 말리지는 못할 망정... 집에 올때 문어 삶은 거라며 가져가라데요. 먹을 사람 없다고 하니까, 당신 아들 술 안주 하라고 합디다... 먹고 싶은 것 먹는 것 당연하지만 에브리데이 술인 사람한테 왜 술안주?
결국 당신 아들 술 먹고 매일 늦게 오는 바람에 쉬어서 버렸습니다.

당신이 제일 똑똑한 줄 알고 계시는 시어머님... 하지만 어머님 머리에서 나오는 것들 저희들 앉아서도 구만리입니다...
윗동서가 오늘 전화를 했네요...
아기 백일 다가오는데, 옷 한벌 사놨다고... 장사도 안 되는데, 왜 샀냐고.. 고맙다고... 일요일에 뵙겠다고...
사리이치 따지시는 시어머님, 손주가 딸이라고 양말 하나 없습니다.
윗동서네 말해 뭐 합니까?
손주 보고 싶다고 갔더니, 아들만 데리고 어딜 가더랍니다. 그냥 있었지요. 갔다오는데, 자기 아들이 비싼 옷 한벌 쫙 빼입고 왔더라나요.?
무슨 옷이냐고 물었더니, 우리 제사 지내줄 앤데 이정도는 사줄수 있다고... 손녀 양말 한 짝 안사들고 왔더랍니다. 울 조카 울었지요. 결국 동서가 가서 딸래미 옷 한벌 사줬답니다.

아버님 돈 많이 버실때, 한푼도 저금 안하시고 다 쓰시더니, 이제는 돈 없다고 전화합니다. 울 집에는 전화해봤자다 싶으니, 윗동서네만 전화합니다. 동서라고 돈이 있나요?
친정이 좀 산다고 친정가서 돈가지고 오랍니다. 니도 자식이니까 엄마가 돈 좀 안 주겠냐고... 형님이 그러네요. 갖다 쓴 돈만 해도 얼만데...

당신아들이 돈 못 벌어오면 막노동이라도 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집안에 갖다주고 해야하지 않습니까?
며느리 보고 핫도그 구워 팔라는 사람이 당신 아들은 봉고차 운전도 못 시킨답니다. 힘들어서 못한다고...
도와 줄 능력이 없으면.. 가만히나 계시지...
울 남편 영업사원입니다. 자기 적성에 맞으니, 힘들어도 잘 합니다.
그런 잘 다니는 남편보고 직장때려 치우고, 사업하라고 합니다.
돈도 안 대주시면서... 빚더미인 시댁보고 있으면 속이 뒤집힙니다.
저 사기결혼 당했어요... 하고 대자보 써 붙히고 싶은 맘 굴뚝 같습니다. 사업할꺼면 나랑 헤어지고 하라니까 가만히 있대요.
저요 착한 며느리 될려고 노력도 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욕하시는 시어머님 보면서 포기하고 실속차리면서 살려고 합니다.

제가 진짜 나쁜 며느리 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