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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담근날 시어머니께 혼나고 너무 슬퍼서 그냥..


BY 오늘. 2000-12-03

어제 김장을 했어요..
홀시엄니 혼자 사시는데요, 큰시누, 둘째시누, 막내시누거랑
엄니거, 둘만 사는 저희것, 의절하고 사시는 시아주버니네거
그리고 고모님네거 조금하고... 많죠?
근데요, 아무도 못온다고 연락와서 저보고 가서 밥이나 좀
해주라고 하대요.. 제가 이제 예정일 3주 남았거든요..
솔직히 몸이 너무 무겁고, 직장 그만둔지도 얼마안?怜?
사타구니랑아래쪽이 요즘 너무 아프거든요..
좀 게을러서 점심때나 되서 엄니좋아하시는 홍시랑 제과빵이랑
사서 느릿느릿 달동네언덕을 올라 시댁에 딱 들어섰더니,
김장을 벌써 다해놓으시구선 치우고 계시대요..
근데 엄니 저보고 막 뭐라하시는거예요..
뭐하다 이제오냐고, 얘기나 들어보자고,하시면서 아주 화를
막 내시는거예요..
흑흑흑.. 넘 속상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배는 엄청 딴딴해지고 숨은 차고 힘들게 올라왔는데,
보자마자 화부터 내니깐, 정말 속상했죠..
동네 아줌니랑 함께 하셨다는데, 식사도 못하셨대요..
그러시면서, 니 뱃속에 애기만 아니였으면 넌 아주 혼쭐났다시면서
화를 내시는거예요..
당신 딸들은 귀하고 며느리는 와서 일이나 해야 당연하다는
말투였죠..
늦게 온 제가 잘못이긴 하지만 생각할수록 화도나고 속상하고..
근데 전요 말대꾸를 잘 못해요.. 그저 제가 잘못했다고,
화 푸시라고, 계속 용서를 빌었죠...
나중엔 엄니도 만삭인 너를 일을 시키겠냐마는 와서 밥이라도
챙겨주고 일찍와서 거들기라도 해야되지 않냐시면서
조금 화를 풀긴 했지만....
나중에서야 막내시누도 애 둘데리고 왔죠..
걸리적 거릴까봐 늦게 왔다면서..

신랑은 안그래도 어제부터 누나들은 다 뭐하고, 만삭인 나를
부려먹으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투덜투덜했었는데,
제가 절대 그런얘기 하지말라고 해서 꾹 참고 있었는데,
제가 혼났다고 하니깐, 무척이나 속상해 하데요..
대신 미안하다고...

저요, 우리 시엄니 넘 어렵고, 무섭기도 하고, 넘 싫은거 있죠..
어떻하죠? 훗날 제가 모시고 살아야 하는데,
저 어제도 다짐 또 다짐 했어요. 산후조리도 시엄니한테
안받을거고, 절대 같이 안살겠다고...
별거 아닌거 같으면서도, 전 너무 힘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