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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기 생일이라매?


BY 슬픈아지메 2000-12-03

며칠 전 마흔 한번째 내 생일이었져.
전 날 시내에 사시는 친정 아부지, 엄니께서 전활 주셨어.
니 생일인데 멱국이나 끓이 먹나?
가 보지도 못 허구....

아침에 멱국은 끓여 먹었지.
안 끓여 먹으면 친정부모님께 불효란 생각에서.
남푠, 아덜(고딩) 여느 날 아침과 마찬가지로 출근, 등교하구...

전날부터 걸린 감기가 하루종일 날 괴롭히구...끙끙 앓았어.
조용하기만한 집안,
나 혼자만이 앓고 있는 방안,
내 생일...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울컥 드는거야.
쿨럭거리며 컴방에 들어가 멜을 열었어.
생일 축하 합니다...♬~~
거기서 사이버카페 친구들이 내 생일을 추카해 주고 있었지 머야.
ㅠㅠ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거야.

그때 전화벨이 요란하게 추카분위기를 깨며 울렸어.
난데, 오늘 자기 생일이라며? 아까 처남댁이(내 남동생의 아내) 나 한테 전화 했데...전화라두 축하인사 할려구 했는데 자기가 안 받더라구... 어디 갔었어?....축하해...
남푠 이었어.
...응, 고마워요...

자정이 다 되어서 집에 온 아덜에게 간식접시를 내밀며 물었어.
아덜, 오늘 니 엄니 생일이란거 알어?
.....몰랐어요. 진작에 얘기 해 주시지....
씨익 웃는 우리 아덜, 그래 이 시간 까지 공부하느라 힘들텐데 에미 생일은 무슨...공부 열심히 해서 존 대학 가야지. 그게 효도지.ㅠㅠ

남푠,
종이 쇼핑백을 내게 내밀었어. 선물은 무슨. 몰랐으면 그만이지.
근데 그게 아니었지 머야.
아까 낮에 가게로(남푠가게) 장모님이 갖구오셨데...끌러봐.

니트 티셔츠--남푠거 하나, 내거 하나.
양말--남푠거 한켤레, 내거 한 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