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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더러 더 이상 어쩌라고...


BY 둘째며느리 2000-12-04

안냐세여. 6개월 된 새댁임다.

월욜이믄 항상 시댁 문제로 글들이 마니 올라오더군여.

오늘은 지가 올리려구여.

지난주 내내 시모가 시모의 친정어머니 제사에 가신다고 경기도로
가셔서 일주일 내내 제가 퇴근하고 시댁으루 가서 아버님 드실
밥, 국과 반찬을 하고 토욜엔 감기 걸린 시모의 전화를 받고
퇴근 후 바로 시댁에 가서 저녁을 해 드렸답니당.

남편은 (우린 주말부부함다) 지방에서 시댁으로 왔져.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구 나니 우리 신혼집은 엉망진창이져.
남편 빨래는 한 보따리구여.

지가 일욜을 푹 쉬고 싶지 않겠어여? 근데두 시모 따라서 교회에
가야한답니당. 교회 갔다가 집으루 와서 점심 먹구 대충 치우고
잠 좀 자구 있으니깐 시모께서 전활 하셨담니당.
형네 식구가 곧 온대니깐 저녁 먹으러 오라구여.

때는 바야흐로 오후 4시니까 제가 가서 저녁을 하라는 뜻이져.
이제 새댁이 멀 할 줄 알겠어여?
기냥 밥하구 국만 간단한 반찬 정도 하는거져.
그래두 시부모께선 대견해 하시지만 ...
울 신랑 내가 영화 보러 외출하자니깐 피곤해서 실다고 자더니만
엄니 전화 받고선 금방 일어나더군여.
전 형님 시집살이가 실어서 만나기가 꺼려지는 편이라서 아주버님
오셨다고 해서 우리가 꼭 가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서
남편에게 가기 실다고 했져.
그랬더니만 저더러 시댁에 못한다느니 어쩌느니 화를 내더군여.
기가 막혀서.
11월 내내 시댁으로 (남편도 없을 때) 퇴근해서 밥해드리고
한 것은 생각도 않고 저한테 시집에 못 한다니...ㅠ.ㅠ

다투다가 결국 시댁에 갔는데 아주버님네는 형님의 언니집에
갔다가 잠깐 시댁에 들러서 다시 가버렸다는 군여.
형님은 시댁에 와서는 일한다고 오기 실어하는 편이져.
머든지 일거리 있다고 실어해여. 자기가 얼마나 일한다고...
저한테 시키기만 하면서여.
나이도 많으면 말도 안해. 나랑 2살차이 정도인데.

전에 남편이랑 아주버님네랑 율포에 갔었는데 아주버님이 형님한테
전어 사다가 시댁에 갔다드리자고 하니까 형님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누구 일거리 만들어주려고 그래? 그냥 가!" 그러더군여.
옆에 있던 저희가 민망해서 혼났져.

제가 시댁에 출퇴근하며 아버님 밥해드리는 꼴도 못보져.
저한테 전화해서 "두 집 살림 하느라 고생해."하며 이것 저것
잔소리해대고 으~ 피곤.

시어머님도 그렇져. 주말부부하는 아들네 토욜에 갔으면 좀
쉬게 두시지 꼭 일욜 밤에까지 오라고 하시는거 봄 속상해여.

제가 나쁜 며느리인가여?
전 형님이랑 마주치기 실어여.
차라리 안 봄 좋겠는데 식구끼리 그럴수도 없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