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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배꼬인 나


BY 속상해 2000-12-06

요즘 나는 배배꼬인 꽈배기 같다.

우울증이 없어서 다행이다 했는데... 내게도 우울증이 생겼다.

나는 9월말에 사산했다. 10월 한달은 어떻게든 살아야 하니까,

살려고 노력했는데... 급기야, 요즘에는 참았던 봇물이 터졌는지..

텔레비젼에서 가족에 관한 이야기만 나와도 숨이 차게 통곡하듯이

울고 만다. 남편이 잠들면 소리없이 눈물이 흐른다.

그런요즘, 어제 친구가 찾아왔다.

내가 아프고 처음 오는 것이라, 위로 하려고 오는줄 알았다.

오지 말라고 할것을... 와서는 한다는 소리...

월차인데, 추워서 배외하다가 왔다고....

그것도 빈손으로 와서... 배고프다고 계속 징징거렸다.

나도 한끼.. 밥먹는 것도 고역이라..... 살려고...

고추장에 비벼서 겨우겨우 물이랑 먹었는데...

우리집 냉장고를 열어보더니... 한심하다는 식이다.

결혼도 안한 니가, 애도 잃어 보지 않은 니가 뭘 알겠냐 싶어서

참았다. 탕수육에 짜장면 시켜달라고 해서 시켜줬다.

계산은 입으로만 하는지..... 쩝쩝거리고 잘만 쳐먹는다.

그러고, 갔으면 차라리 나을것을...

지금 사귀고 있는 양다리 남자들 이야기를 하면서...

한 남자는 배경이 괜찮은데... 성격이 모나고,

한 남자는 성격은 괜찮은데... 배경이 영 꽝이라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내게 어쩌지? 어쩌지? 한다.

내가 알기로 사랑한다고, 이놈 저놈 이랑 여관 간것고 아는데...

저건 또 무슨 추태지 싶어서... 토악질이 나올려고 했다.

꾹꾹 참았다. 화낼 기운도 없기 때문에...

이상하다... 남자들은 다 걔를 순진하게 본다.

아마, 남자들 앞에서는 이슬만 먹는 척을 하는건지....

역겨운 그녀... 먹을꺼 다 먹고, 같잖은 남자들 이야기 하고

갔다. 내가 배배꼬여서 그런건지...

지금도 짜증난다. 다시는 연락 안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