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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7답변 : 쉽지않죠? 그래요ㅣ...


BY 불청객 2000-12-07

퀼트도 좋고 십자수도 좋겠지만 시간 때우기도 한계가 있지 않은지..
전 그런 생활이 3년차입니다.
신랑은 몇년고생해서 몇십년 잘 살자는거라며 제가 하는 모든말은 일..이라는 말로 막았죠.
결혼한지 한달만에 애가 생겨 입덧을 해고 혼자였고
산부인과에서 초음파사진을 받아와도 그걸 보여주는데 2주가 걸렸습니다.-그때쯤이면 다른 사진을 받게되는데...
애낳기 십오분전에 와서 얼굴보여주고 그날밤엔 출장길에 올랏고
애 백일, 돌... 거의 저혼자 했습니다.
그래도 그러려니 나쁜짓하고 다니는거 아닌데 하고 생각하자면 참아야죠, 집 꾸려나가야죠...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지요..
애가 있음 혼자 나다니는것도 절대 쉽지 않습니다.
쇼핑요? 생활용품이나 기저귀만사도 혼자 못듭니다.
아이랑 집밖에 나서면 아이보다 더 큰짐을 지고 다녀야합니다.
애라도 아플라치면 날밤새고 걱정에 가슴미어지는거...다 혼자햇습니다.
이사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제 생일날 시간좀 내자고 했습니다.
케익을 사들고 들어와서(그날 일요일이었는데 회사 나갔다가 제 전화받고 늦게 서야 들어왔더군여) 다시 회사 나가봐야한다고 먼저 말을 던지더군여...
전 제가 왜 이렇게 비굴해져야하는지 물었습니다.
애아파 병원에 차로 데려다달라고 부탁해야 시간내보고..하는 한마디돌아옵니다. 어느쪽이든 어머니,아버지 생신 한번 챙겨드리러 가보지 못했습니다. 혼자가라고 하더군여... 가면 왜 같이 안왔냐 무슨일있냐...그런소리 이젠 더 듣고 싶지 않아 아예 못간다고 저도 가지않습니다. 시어머니 전화해서 신랑 그렇게 바쁘니 몸 축나겠다고 약해먹이라고 한마디하시고.. 애나 저에 대해선 아무말도 단한마디 묻지도 않으십니다.
설에 아는사람 하나없이 신랑 직장땜에 올라와서 주위 소아과, 약국, 슈퍼 말곤 나가보지도 못했습니다.
-친구들 가끔 전화해서 어디어디 가봤냐며(지방에선 티브에서 보이는게 다 서울인줄 압니다) 나다니라고 하지만 애데리고 한번 나가보라죠? 거의 녹초가 됩니다. 애도 낟도. 특히나 겨울엔 더 신경쓰이죠..
얼마전 전화한 시어머님 왈 두째 볼때 되지 않았냐? 빨리 낳아서 빨리 키우는게 좋다... 아무말 않했습니다.
애는 낳은 사람이 키우는걸로 아는 이집안에선 더이상은 싫습니다...
몇년 고생해서 몇십년 잘사는거 좋죠...
하지만 그 몇년동안 삭막해진 사이..나중에 다독다독 포근포근해질지 ..
정리하고 싶습니다. 정말 혼자아닌 혼자는 더 힘이 들어 안하고 싶습니다.
그저 일열심히 하는 남편 가지고 뭘그러냐고하면 아무말 않고 저만 나쁜년 되겠습니다. 지금처럼 사는것보단 나을테니까..
애가 몇개월?榮쩝?지금쯤 기어다니는지 일어서는지도 모르는 사람..
엄마, 맘마, 물, 자자, 일어나, 고양이..다하지만 아빠란 말 못하는 울아이...
제겐 가족이 필요하고 아이에겐 아빠가 필요합니다.
그게 안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저라도 찾고 싶습니다...
이만 주저리주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