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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3년째 공부중


BY 이혼을 그리며 2000-12-08

우리 신랑은 3년째 실직중. 대학원 나와서 누구나 알아주는 대기업에 근무하다 구조 조정의 대상자가 되엇다.
이후 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해 왔다.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법무사 시험을 시작한단다. 벌써 나이 40. 아이들은 커가고-- 내년에는 아예 신림동으로 들어간다고 하니.
그동안 난 열심히 일했다. 신랑이 실직해도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더 악착같이, 밤 늦게까지-- 일이 늦게 끝나는 관계로 집에오면 발디딜틈없는 난장판 같은 집.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있고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있는 아이들.
그 와중에 우리 신랑은 내가 일하기 때문에 공부 못해서 자기 인생을 망쳤단다. 할말이 없다. 속상했다.
점점 친구도 거의 안 만나고 최소한 3-5년 이상이 걸린다는(머리 좋고 운 좋으면) 법무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는 그가 이해하기 힘들다.
난 그에게 말했다. 공부는 해도 좋지만 최소한 가장으로서 한달에 단돈 몇십만원이라도 좋으니 경제활동이라도 하면서 공부를 하라고. 나머지는 나도 함께 벌겠다고.
싫단다. 너무 답답하다. 그동안 주식에 손을 대서 날린돈만해도 1억이 넘고 지금 있는 빚만 해도 3000.
여름부터 이혼을 원했다. 단 돈 얼마라도 좋으니 아르바이트라도 하지 않으면 이혼을 원한다고. 때린다. 이혼하려면 몸만 나가란다. 어제밤에도 온 몸을 손으로 맞았다. 이마에 생긴 상처를 머리로 가리고 일을 하러 나오면서 이혼을 결심했다.
허나 아이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