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친정은 흔히 말하는 딸딸이네 집이에요. 저희 두자매 다 시집가고 이제 집에는 엄마아빠밖에 없네요.
11월 12일이 도련님 결혼식이었거든요. 울 부모님 참석하셔서 축하해주셨는데 울 아빠가 왜이리 늙어보이시던지...
마음이 아리아리 했어요.
나 어릴적에는 그렇게 엄하고 무섭고 하시던 분이 세월에 이기는 장사 없다고 어느새 60대 중반이 되셔서 가만히 얼굴 들여다 보니 많이 늙으셨어요.
울 엄마도 이빨이 넘예뻐서 아빠가 결혼전에 혹 인공치아냐고 물으셨을정도인데 어느새 잇몸때문에 이빨틈새가 벌어져서 보기 흉해지고 말았답니다.
제 손을 가만히 보면 엄마손과 많이 닮았거든요. 한번은 엄마손 보니까 어느새 주름이 자글자글 해지고,뭉툭해지고,, 예뻤던 모양이 조금씩 허물어 지고 있더라고요.
저 결혼할때 시댁한테 페백드리는데 울 부모님한테도 절 받으시라고 했거든요,.. 울 엄마 넘 기뻐하셨어요..
그때 울음 마음으로 삼키느라 결혼식 끝나고 흐느껴 울었지요.
제신랑이랑 제부도 다 나중에 우리 부모님 모실생각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지금 늙으신 모습 보면 마음이 아파요.
예전에는 그렇게 좋은 시력자랑하시던 아빠가 이제는 돋보기를 쓰고 운전을 하신답니다.
엄마는 귤도 넘 시어서 못드시고, 이빨 흔들려서 갈비 잘 못뜯으세요.
여자들한테 친정은 아리아리한 존재인거 같애요.
잘해드리면 잘해드릴수록 더 마음이 아파지고 속상해진답니다.
오늘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아침부터 지금 저녁나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을 시시콜콜 얘기하시는 엄마의 모습에 또 마음이 아파집니다.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라도 하면 불어난 식구수에 흐뭇해하시는 울 엄마아빠의 모습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제가 마음아플 뿐이지요.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