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56

시어머니라는 말이 안나와요


BY 며느리 2000-12-18

저는 결혼한지 1년 반 정도 지난 새댁이에요.
지금까지 여기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면서 결혼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조금은 알거 같아요.
전 아직 신혼(?)이라 좋은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고... 고생이래야 제 좁은 마음에 맞는 그런 고생(?)이겠죠.

저희 시댁은 식구는 좀 복잡해요. 시아버님은 저희 결혼하기 1년 전에 신부전증으로 돌아가셨구요. 저의 시어머님은 우울증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요양중이세요. 아버님과 어머님은 남편이 중학교 다닐때 이혼하셨어요. 어머님이 그냥 살기 싫다고 그러셨데요.
아버님이 어머님한테 다정다감하지 않으셨나봐요. 항상 우울해 하셨고 그냥 다 싫고 살기 싫다고 어머님이 이혼하셨데요. 근데 어머님이 정신이 왔다 갔다 하신거에요. 어린 저희 남편이랑 시동생... 이렇게 두 아들을 막무간에 학교도 못다니게 하고 집에 가둬놓고 학교도 자퇴시키고 대전, 부산.... 여기 저기 데리고 돌아다니신거에요.
이혼하시기 전에도 정신이 온전하시지가 않으셨나봐요.
어린 두 아들 도시락을 한번도 안싸주셨데요. 학교 다니면서 어린나이에 맨날 선생님 밥 조금 먹고... 친구들 밥 조금 먹고 굶고... 저희 남편이 어렸을때 너무 못먹어서 키가 많이 못큰거래요. 흐~
어머님이 돈을 그렇게 마구(?) 쓰고 다니셨나봐요. 사기도 많이 당하시고 시댁이 옛날에는 꽤 살았던거 같은데... 어머님 때문에 집을 두채나 날렸데요.
남녀호랑교(?) 를 믿으셨는데... 거기 나가셔서는 물건도 이것저것 많이 사다들이시고... 돈도 없는데...
아무튼 어머님이 어디만 나갔다 오시면 그 다음에 돈 쓴 용지서가 집으로 날라들고 그 돈 메꾸느라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셨데요.

제가 결혼할때도 이 문제로 저희 집에서 반대가 무지 심했는데....
저희 아빠가 시어머니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결혼을 허락하신거에요. 사실 저희 결혼식에 오실 입장도 아니셨어요.
정신병원에 요양중이셨고....
이혼하신데다가 제혼까지 하시고 또 이혼하셨거든요.
저희 시댁에서도 시어머니를 불쌓하게는 생각하시는거 같은데 집안 며느리로 인정하시지는 않는거 같아요.
하지만 저희 남편은 아들이잖아요.
남편이나 도련님도 엄마에 대한 정이 안쓰러움... 그런거지 특별히 좋은 기억은 없는거 같아요. 어릴때부터 엄마때문에 고생고생 많이하고 학교도 못다니고.... 도련님은 친척집에서 생활하면서 학교는 다니셨는데 저희 남편은 아예 집을 나와서 혼자 돌아다니면서 구두닦이서 부터 안해본 일이 없데요. 그래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대학교도 들어갔죠. 근데 돈이 없어서 중퇴하고 지금은 방통대 다녀요.

얼마전 시어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 1급이라 병원비가 면제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조금은 줄었습니다. 한달에 십몇만원씩 간식비 드리면 되죠.
생활보호대상자 되기 전에도 병원비며 간식비 저희 남편이 돈은 보냈데요. 시어머니 형제들은(외가) 남편이 아들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돈을 내야된다고 생각하나봐요. 외가 사람들도 그렇게 못사나봐요.
저희가 결혼하고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간식비며... 병원에 가보질 못했어요. 그랬더니 외가에서는 어머님 앞으로 나오는 생활비를 자기들이 다 쓰고 어머님한테는 보내주지도 않아 간식비가 몇십만원씩 밀려있더군요. 그걸 저희보고 다 내라는거에요.

전 며느리라 이렇게 모질게 말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하시는거 같아요.
솔직히 '엄마'라는 이름으로 자식들한테 학교도 못다니게 하고 어릴때 잘 먹지도 못하고 안해본 일 없게 일만하고 컸는데...
이혼하시고 재혼까지 하시고.. 이제 와서는 네 엄마니가 네가 책임지라는 식에 태도는 너무 화가 납니다.
그렇다고 어머님이 아주 정신이 없느것도 아니세요.
가족들 다 알아보고... 단지 돈에대해 계념이 없으세요. 막 쓰고 보시죠. 여지 저기 다 쓰고... 대책에 없어 집에서 못나가게 하니까 몰래 전화로 물건 사들이고... 신문보고 전화해서 모델하우스 전시회장 있잖아요... 아주 비싼데.. 내가 돈이 얼마 있는데...어쩌구 저쩌구 해서 거기서 어머님을 모시러 집에까지 오고 그랬데요..
정말 대책이 없죠.

시아버님 살아서 병치례하실땐 아버님 움직일 수 없으니까 옆에서 병간호 하라고 외가댁 식구들이 어머님을 남편집에 무작정 대려다 놓고 갔다고 합니다. 아버님 데려가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시고 난리셨지만 몸 아파 움직일수도 없는데... 무슨 수가 있겠습니다.
말이 병간호지... 병간호는 하지도 않으시고 이리저리 돌아다니시면서 일만 터트리고 다니셨고... 나중에 아버님 돌아가시고 어머님 다시 정신병원 들어가시고 저 결혼에 집 정리하는데... 어머님 큼직한 여행가방에 신분증 복사해 놓은 종이가 몇천장은 나오더라구요..
참.. 어이가 없고 기가막히고.. 그걸 다 어디다 쓰시려고 신분증을 모으신건지... 저 그거 소각하느라 고생했죠. 엄청난 양이였어요.

정신병원에 계시면서 이빨이 썩어서 얼굴이 엄청 부워 아프다고 죽는다고 외가 이모들한테 연락이 와서 응급실로 모셔왔더니... 외가 식구들 아무도 안오더라구요. 하루 이틀 .... 지나도 아무도 연라도 안하더라구요.
전 도저히 시어머니라는 말이 안나와요.
어머님이야... 저도 한 여자로서 불쌍하고 안쓰러워요.
하지만... 자식한테 어려서부터 그렇게 고생시키고...
재혼까지 하셨으면서 이제와서...
밉기는 외가댁 식구들이 더 미워요. 돈 낼땐 나몰라라
난 모른다... 무슨 일만 있으면 네가 아들이니까 너네 며느리는 뭐한다냐? 이런 소리만 하고...
제가 외가 이모, 외삼촌이라면.. 조카한테(남편) 미안하고 면목이 없을거 같아요.
지금도 이런데... 나중에 더 큰일이나 생기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무리 저희 아빠가 사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남편이랑 같이 사는 저와는 입장이 다르지 않을까요?
남편이 안쓰럽고.... 측은하고.... 위로해 주고싶고...
하지만 어머님이 미워요.

어머님도 병원에서 돈쓸일만 있으면 간식비 보내달라고 저희한테 전화히시지 외가쪽으로는 전화를 안하세요.


저 너무 속상해요...
많은 조언 질타... 부탁드릴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