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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잔 했소이다.


BY 아가 2000-12-19

저 방금 맥주 한병 마셨죠.
왜냐구요?
남편한테 술한잔 하자고 했죠. 그런데 우리 남편 내일 회사일찍 가야된다며 안된다고 거절하면서 자네요.
그래서 저 혼자 마셨습니다.
좋아하는 맥주.... 왠지 씁쓸하데요.
며칠전 아이지운것때문에 맘이 아직 정리가 안되서요. 사실 아이지운다음날 남편 친구들이 와이프까지 데리고와서 저녁8명이나 해먹였어요. 사실 힘들었죠.. 그렇지만 남편 체면봐서 아무말없이 웃어가면서 밥해줬어요.
그런데 우리 남편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가 없어요.
내가 가정부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서운해 할 시간도 없었어요. 몸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거든요.
아이 지운것때문에 맘도 않좋은데, 너무 피곤해 금방 쓰러져서 잤어요.
며칠이 지났어도 맘이 편하질 않아요. 자꾸 수술방이 생각이 나서요
이상하게 술만 마시고 싶고 자고만 싶고 피곤하고......
소파수술하신 다른 분들도 그러셨나요?
아님 저만 그러는가요?
전 요즘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요. 의욕상실이라고 해야되나?
밥도 먹기싫어요. 내자식 내가 죽여놓고 먹긴 뭘 먹어 생각도 들고 가끔씩 눈물 날려고도 해요.
아이한테 미안한 얘기지만, 빨리 잊어야지 그런생각해요. 큰아이 잘키우는게 하늘나라 보낸아이한테 덜 미안할것같아요.

어떻게하면 하늘에 보낸 우리 아이생각에서 벗어날까요?
조언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