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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바람핀 놈이...


BY 굴밤나무 2000-12-19

제게는 결혼한지 11년 된 친구가 있지요.그 친구 부부는 연애할때부터 우리집에도 올정도로 가깝게 지내 속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지내는 사이랍니다.어제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오랫동안 못나눈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찾아 왔더군요. 손님과 함께.그손님하고 오랫만에 만난 것 같아 둘이 얘기하는 소리를 잠자코 듣고 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다가 갑자기 부인에게 입에 담기 힘든 막말을 하는겁니다.그래서 제가 손님이 계신데 말이 좀 심한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를 함부로 대한다고 눈을 부라리며 악을 쓰더군요.결혼생활 11년동안 난잡한짓 다하고 한여자하고 놀아나놓고도 너무 뻔뻔스러워 기가 막히더군요.부인이 자기를 너무 힘들게 한다고..자기는 잘하고 싶은데 저를 만나고나면 더 악해진다고 하는데 할말이 없더라구요.친구에게 힘이 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수 있고 아이가 둘인데 정상적인 가정을 갖게 해주는게 부모의 의무이라생각하니 이혼은 생각하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에게 치욕적인 말을 쓰면서 자신들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하더군요.다른 사람의 말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오만과 편견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참 안스럽기까지하더군요. 어떻게 저런사람하고 11년을 친구가 살았을까하니 눈물이 날지경이었지요.그런사람과 잘살아 보라고 권하는게 잘못이란 생각이 들더군요.바람을 피고도 너무도 당당한 사람.부인에게 경제적인 여유를 줬다는 이유로 부인의 결혼생활자체를 기만한사람과 같이 앉아있는 자체가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너무도 당당하길래 물었죠.부인 욕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이 이해가 되질않아 살고 싶은지 이혼하고 싶은지를 물었지요.당황하더니 대답을 회피하면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또다시 막말로 모욕을 하더군요.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모욕을 당해봤습니다.아찔하더군요.아직 친구가 더 살아보려고 노력하기에 참고 또 참았습니다.칼로 찔러 죽이고 싶더군요. 살인하는 사람을 이해하겠더라구요.얘기 해봤자 통하지 않을 사람이라 그만 나왔지요.친구는 대화도중 자리를 피해 집으로 갔는데 전화를 했습니다. 사느라고 애썼다했더니 그 친구가 도 닦고 있다고 하더군요.친구 남편에게 모욕을 당한건 참을수 있습니다.금수만도 못한 놈이니까요.일일이 열거를 할수 없을 정도로.정말 드라마틱한 부부입니다.그런데 그 친구가 그렇게 계속 살거란 생각을 하니 답답합니다.얘기를 듣는 모든이들이 이혼을 권합니다.저도 그렇게 생각이 들고요.그렇지만 부부문제는 그들만이 결정할수 있지요.나머지 삶이 뻔히 보이는 친구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집안에서 폭력이 오가고 대화가 단절되고 아이들이 질려서 제발 이혼만은 말아주세요하는 집에서 친구는 이밤도 공허하게 창밖을 보겠지요.가슴이 터질것만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