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월 19일) 새벽3시 친정아버지가 복부의 통증을 견디다 못하여
지역의 병원 응급실에 입원을 하여 맹장염을 선고 받고 일반외과 의사
가 아침에 정상적으로 출근할때까지 기다려 수술준비를 하는 중 심전
도 검사 결과 심근경색이 심하여 큰병원으로 옮기라는 말에 소견서를
끊어 인근 큰도시(병원까지 차로 2시간 정도)의 대학병원에 오후 2시
쯤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누구하나 눈길을 주지도 않을 뿐더
러 맹장으로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침대하나도 내주지 않아
서 30분이상을 의자에 앉혀둔채로 침대하나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
을 별여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아수라장속에서 무려 10시간정도를 내팽겨진후에 밤 12시쯤에
수술이 시작되고(의사들의 엄청난 위협(?)적인 언사들을 고스란히 들
으며 그대로 장례를 치뤄야 하는줄 알았습니다. - 당뇨가 심하고 심장
이 무척 좋지 않기때문에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약 1시간쯤 지나자
집도의가 맹장이 터져 복막염이 되었기 때문에 무척 힘든 수술이었다
는 말과 함께 입원실이 없으므로 응급실에 있어야한다는 통고를 해 왔
습니다.
기가막혀 말도 나오지 않더군요. 병원에 방치되어 있으면서 맹장이
터져 복막염으로 진행이 되었고 위험한 상황까지 되었다는 사실에...
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문제였지요. 심한 당뇨에 심장병에 복막염수술
까지한 쇠약하기 그지없는 무기력한 노인을 그냥 응급실에 방치할 수
는 없어 특실이라도 알아봐 달라는 부탁에 특실은 하루 사용료가 50만
원이라고 하더군요. 할 수 없이 50만원이라도 좋으니 일반병실이 나오
는 즉시 일반병실로 옮겨주는 조건으로 특실을 사용하겠다고 하였습니
다. 하지만 안된다고 하더군요
일단 특실에 들어가면 계속 있어야 한다구요...
대학병원의 수술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촌로에게 1일 사용료 50만원하
는 특실을 퇴원때까지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병원의 처사에 분노가 치
밀어 오릅니다.
또 답답한 마음에 간호사 한사람을 붙들고 물었더니 특실이라도 10만
원, 15만원, 30만원이라고 50만원짜리는 잘 모르겠다고....
이래도 되는 겁니까? 무어라고 분노를 표출할 수 도 없습니다. 혹이라
도 우리에게 아니 환자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까봐 끓어 오르는 분노를
그냥 삼킬수밖에....
물론 밤12시가 넘어서라도 수술을 해주신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는 마
음은 말할것도 없지만, 만약 늦은시간을 핑계로 수술을 기피하고 다음
날로 미루었다면 아마 돌아가셨을 수 도 있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