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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숙한 나, 똑똑한 동서


BY 눈물 2000-12-26

안녕하세요? 이곳에 들어와 항상 읽기만 하다가 오늘은 이렇게 쓰네요.
저는 결혼한지 일년 반쯤되는 아무것도 모르는 큰 며느리입니다. 얼마전에 우리 도련님이 결혼을 했어요. 정말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죠. 저는 작년에 결혼할 때 시댁에서 반대를 심하게 했어요. 동본이라는 이유로... 하지만 요즘에 동성동본도 결혼을 하는데 이유가 조금 우습죠?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해요. 신랑은 내가 속상해 할까봐 그러는지 이야기 안해주네요. 물어보지도 않았구요. 우리 도련님은 여자 만난지 6개월쯤 됐나 아무 반대없이 소리소문도 없이 결혼에 성공했네요. 결혼하가전에 동서될 사람 얼굴도 못 봤어요. 결혼 준비하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그리고 내가 애기 키우느라고 정신없다는 이유로 시어머니가 형 집에 안 가도 된다고 하셨을거고. 저도 물론 별로 보고 싶지 않았어요. 바쁘고 관심 없었으니까. 하지만 형한테 결혼할 사람 소개시켜주지도 않는 동생은 이해가 되지않네요. 형제 맞는지... 결혼 식장에서도 소개 못 받았어요. 사진찍을 때 잠깐 얼굴만 보고 우리 시어머니 은근히 보물 다루듯이 보여주기 싫었던것 같아요. 결혼식장에서 우리 시어머니 계속 싱글벙글 입이 귀에 걸리겠더라구요. 딸처럼 여기시는 것 같았어요. 제 결혼때는 그러지 않았던것 같은데... 그 여자는 학교 선생님이고 우리 시어머니 도련님보다 여자가 더 낫다고 생각하세요. 여자로서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하시고. 우울한 기분으로 집에와서 시댁에 전화 드렸어요.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살거든요 우리가. 시댁과 도련님네 집은 가깝게있고. 전화해서 동서될 사람 얼굴이 예전 어머님 처녀적과 비슷한 것 같다고 예쁘게 생겼다고 했더니 좋아하시면서 인상좋지 하시데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사람들이 그러는데 큰며느리는 어리숙하게 보이고 작은 며느리는 똑똑하게 보인다고... 또 그래야 된다고...
저는 그냥 웃고 말았어요. 하지만 그걸 꼭 저에게 말해야 하시나요? 기분 더럽게...
두고보세요 내가 똑똑한게 어떤건지 보여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