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집 식구 끝내줍니다. 워낙 없는 집안 남자와 결혼했는데, 이 어머니가 아들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이라, 아들 장가 보내놓고 두 달 동안 방황을 했답니다. 그 당시 월세로 살고 있었는데, 저한테는 남편이 전세라고 속였죠. 그러면서 같이 못 사는 것에 대해서 기분 나빠하는 시어머니였습니다. 신혼 여행때 하루 저녁 전화 안 했다고 기분 나빠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 전화 안 한다, 집들이 때 며느리가 오세요, 하고 전화 안 했다고 마귀 같은 얼굴을 하고 나타났습니다. 집 앞 가게에서 컵 두 개 생색내며 사 가지고 왔더군요.
그리고 이 집 식구들 한 번 오면, 아이들까지 열명이서 자고 아침까지 해먹고 갑니다. 방 두개짜리 좁은 집에 피난민처럼 포개서요.
그것까지는 좋다 이겁니다. 아무튼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데, 도저히 지난 5년간의 세월을 다 말로 쓸 수는 없습니다.
배부른 며느리가 시어머니 첫 생신이라고 집에서 상을 차렸는데, 그때가 추석 얼마 후였습니다. 결혼 첫 달부터 꼬박꼬박 10만원씩 보내드렸죠. 그때 신랑 월급이 56만원 정도였습니다. 추석 때는 따로따로 10만원을 드렸죠. 그런데 시아버지라는 양반이 와서 아들한테 니네 엄마 용돈 제대로 안 준다면서 시비를 걸더군요. 그때 저희가 결혼할 때 얻은 빚 500만원을 어렵게 갚고 난 다음이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순진한 저는 감히 무슨 말을 할 수 없었지요. 그 후에도 냉장고며 아무튼 소소하게 들어간 돈이 꽤 됩니다. 하지만 돈 드렸다는 것 때문에 열받는 것 절대로 아닙니다. 힘든 부모님 능력이 되면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그래서 지난해 봄에는 보즘금 400에 20만원짜리 월세에서 3000짜리 전세로 옮겨드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저희도 어렵게 집을 장만했습니다.
문제는 그 집들이날. 술 취한 시아버지 저희 친정아버지 욕을 하면서 아들더러 호적을 빼가라고 하더군요. 저는 지금까지 당한 그 어떤 모욕보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혼까지 생각했죠.
며칠 뒤에 걸려온 시어머니 전화. 그동안 자신이 섭섭했던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어놓더군요. 완전 적반하장이었습니다.
그리고 3주 뒤, 시아버지 생일이라고 남편이 가자더군요. 저는 도저히 갈 수가 없다고 했죠. 이 남편 억지로 저를 끌고 가더니, 결국은 시누이한터서까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게 하는 겁니다.
그러더니 그 집 식구들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이제 서로 할 말 다 했으니까 잊어버리자는 겁니다. 남편은 뭐 했냐구요? 부모님 마음 상할까봐 별 말 못했죠. 늘 그렇듯이.
어쨌든 저는 씻을 수 없는 배신감과 상처를 입었습니다. 남편까지 싫어집니다. 아이만 아니면 딱 안 살고 싶어요.
있는 사실 그대로를 적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